가을야구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가던 두산에게 대형 악재가 터졌다. 이영하에 이어 8월 에이스로 도약한 곽빈마저 1군 엔트리서 제외되며 8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도전이 더욱 어려워졌다.
경기가 없는 지난 29일 투수 곽빈, 장원준, 내야수 송승환을 1군 엔트리에서 제외한 두산. 가장 뼈아픈 소식은 곽빈의 부상이었다. 두산 관계자는 “곽빈이 MRI 검진 결과 우측 팔꿈치 미세염증 소견을 받았다. 선수가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고 있다”라며 “구단은 곽빈에게 휴식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엔트리 말소를 결정했다”는 비보를 전했다.
곽빈은 8월 한 달간 두산 마운드의 빛이자 희망이었다. 8월 7일 KIA전 광주 KIA전 7이닝 1실점(비자책)을 시작으로 14일 잠실 SSG전(6이닝 3실점), 21일 LG전(6⅓이닝 2실점), 27일 광주 KIA전(7이닝 1실점)에서 잇따라 호투를 펼치며 팀의 5위 도전을 이끌었기 때문. 8월 한 달간 제구 되는 152km 강속구를 앞세워 4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05의 압도적 성적을 냈다.
두산 선발진은 이영하가 거듭된 부진 속에 21일 말소됐지만 로버스 스탁-곽빈 원투펀치를 비롯해 최원준, 브랜든 와델, 최승용 등을 앞세워 미라클에 도전할 계획이었다. 늘 선발진이 강한 구단이 막판 순위싸움에서 살아남았기에 어느 정도 기대를 걸어볼 수 있는 시나리오였다. 어떻게 보면 곽빈이 그만큼 성장했기에 가능한 플랜이자 도전이기도 했다.
곽빈은 앞으로 최소 열흘 동안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다. 다른 부위도 아니고 수술 이력이 있는 팔꿈치이기에 최악의 경우 그 이상의 회복 기간이 필요할지도 모른다. 여기에 두산 선발진은 이영하까지 없는 상황이라 당장 대체선발 2명을 구해야한다. 이영하 공백은 최승용으로 메우고 있지만 다른 1명을 구하기가 쉽지 않다. 두산은 김민규, 박소준 등이 대체 선발로 깜짝 활약하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젊은 투수들이 성장통을 겪고 있다.
두산은 29일 현재 포스트시즌 마지노선인 5위 KIA에 7.5경기 뒤진 8위에 자리하고 있다. 아직 시즌 종료까지 33경기가 남아있지만 승패 마진이 –15까지 벌어진 상황에서 가을행 티켓을 따낸다는 건 사실상 기적에 가깝다. 그래도 곽빈이라는 파이어볼러 에이스의 등장으로 조금이나마 희망을 갖기도 했지만 이번 부상 이탈로 향후 여정이 더욱 험난해졌다. 두산은 아직 박치국, 김강률도 1군 복귀 일정이 잡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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