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차지명으로 나란히 KBO리그에 데뷔한 키움 안우진(23)과 두산 곽빈(23)이 프로 5년차에 리그 최고의 우완 투수로 자리잡고 있다. 내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대표팀 선발 투수로 손색없다는 평가다.
2018년 입단한 두 투수는 고교 시절 뛰어난 재능을 평가받았으나 선발로 자리잡기까지 힘든 시기를 거쳤다. 안우진은 공 스피드는 빨랐지만 제구가 들쭉날쭉하면서 첫 두 시즌은 선발과 불펜을 오갔다. 2020년에는 허리 부상으로 6월말이 되어서야 첫 등판을 했고, 구원 투수로만 뛰었다.
안우진은 지난해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 로테이션을 뛰다가 코로나19 방역 수칙 위반으로 36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기도 했다. 21경기 8승 8패 평균자책점 3.26을 기록했다.
곽빈은 데뷔 첫 해 불펜 투수로 뛰다가 6월말 팔꿈치 부상을 당했고, 결국 시즌이 끝날 무렵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재활을 하느라 2019~2020년은 단 1경기도 던지지 않았다. 퓨처스리그에도 등판하지 않고 온전히 재활로 2년 넘게 보냈다. 2020년 복귀를 앞두고 다시 팔꿈치 통증으로 재활 기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다.
곽빈은 지난해 3년 만에 복귀해 선발 로테이션을 돌며 21경기 4승 7패 평균자책점 평균자책점 4.10으로 가능성을 보여줬다.
안우진은 올 시즌 리그 최고 선발로 성장했다.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를 8~9회까지 던질 수 있는 체력도 지녔다. 안우진은 지난 27일 잠실 LG전에 선발로 등판해 8이닝 4피안타 7탈삼진 1실점으로 잘 던지고도 완투패를 당했다. 8회 99구째 이날 최고 구속 159km를 던졌다.
안우진의 올 시즌 성적은 24경기 11승 7패 평균자책점 2.21이다. 평균자책점 2위, 탈삼진 176개로 리그 1위다. 후반기 들어 더욱 위력적이다. 8월에 5경기 등판해 1승 2패로 승운은 없지만, 평균자책점 1.50을 기록했다.
곽빈은 전반기만 해도 직구 스피드, 제구 등이 기복이 있었고, 16경기 3승 7패 평균자책점 4.43에 그쳤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와 달라진 투수가 됐다.
후반기 5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22를 기록 중이다. 28⅓이닝을 던져 32탈삼진. 후반기 평균자책점은 토종 투수 중에서는 리그 1위, 전체 5위다. 8월에 4경기 모두 6이닝 이상 던지며 퀄리티 스타트, 직구 구속은 최고 155km까지 나왔다. 지난 27일 광주 KIA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5피안타 6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 승리 투수가 됐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전에는 주자가 있으면 제구를 잡으려 140km 초반으로 구속이 떨어졌다. 이제는 150km 넘는 공을 쉽게쉽게 던진다”며 “제구력도 안정됐다. 릴리스포인트가 왔다갔다 했는데 이제는 일정하게 던진다”고 말했다.
김태형 감독은 최근 “안우진 다음으로 곽빈 공이 좋다”고 후반기 달라진 곽빈의 구위를 칭찬했다. ‘(내년 3월) WBC 대표팀에 같이 뽑혀야겠다’는 말에 “(대표팀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언급했다.
한편 곽빈은 29일 병원 검진에서 팔꿈치 미세 염증 소견을 받아 휴식을 위해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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