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람 아니지만…" 외국인 감독들도 반긴 MLB 내한 경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2.08.30 09: 26

“일본은 메이저리그 올스타들과 경기를 하던데…”. 
한국에서 2년째 생활 중인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옆나라 일본을 보면서 한 가지 부러웠던 게 있었다. 메이저리그 올스타의 일본 투어였다. 지난 2000년 처음 시작된 미일 올스타 게임은 2002·2004·2006·2014·2018년 총 6차례 치러졌다.
이달 중순 수베로 감독은 “일본처럼 한국도 양국 올스타 게임을 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몇 경기든 상관없으니 메이저리그 올스타가 한국에 와서 경기를 하면 좋겠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직접 경기를 하고 부딪치면서 한국 선수들 스스로 자기 레벨을 알게 될 것이다. 메이저리그가 막연히 멀게만 느껴지지 않고 자신감을 얻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화 수베로 감독이 미소짓고 있다. 2022.06.22 /jpnews@osen.co.kr

실제 미일 올스타 게임을 통해 눈도장을 찍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일본 선수들이 많다. 일본의 대표 홈런 타자였던 마쓰이 히데키가 2002년 대회 후 뉴욕 양키스와 계약했고,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도 2014년 대회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처음으로 상대했다. 투수 마에다 겐타(미네소타)도 같은 해 대회를 마치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수베로 감독의 바람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지난 26일 KBO는 오는 11월 MLB 월드 투어 : 코리아 시리즈 2022’ 친선전 개최를 공식 발표했다. 11월 11~12일 부산 사직구장, 14~15일 서울 고척돔에서 각각 2경기씩 총 4경기가 열린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한국에 방문해서 경기를 하는 것은 지난 1922년 이후 정확히 100년 만의 이벤트. 
[사진] 2018 미일 올스타 게임에서 야나기타 유키(오른쪽)가 3루로 슬라이딩하고 있다. 3루수는 키케 에르난데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수베로 감독도 메이저리그 내한 경기를 반겼다. 그는 “작년부터 그런 말을 해왔는데 올해 이뤄졌다. 내가 한국 사람은 아니지만 정말 기쁘다”며 “어느 누가 나가든 값어치를 매기기 힘든 기회가 될 것이다. 더 높은 리그의 선수들과 경기를 하고, 한 공간에 있는 것만으로도 배울 게 많을 것이다. 우리 팀 노시환, 정은원, 하주석, 김인환 등 젊은 내야수들도 경기에 나갈 기회를 얻으면 좋겠다. 한 타석이라도 경험하면 성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또 다른 외국인 감독인 래리 서튼 롯데 감독도 환영했다. 서튼 감독은 “KBO리그 감독으로서 좋은 일이다. 허구연 KBO 총재가 방향성을 잡고 노력하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코로나 때문에 야구계가 침체됐다. 한국 야구와 리그를 위한 일이라 감사하게 생각한다. 서울과 부산 야구팬들이 즐길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지난 3월 취임한 허구연 총재는 한미 야구 교류에 양팔을 걷어붙였다. 지난 5월 한국을 찾은 짐 스몰 메이저리그 사무국 수석부사장에게 한미 친선전을 제안하고 가능성을 타진하면서 이번 내한 경기가 성사됐다. 6월에는 미국 출장길에 올라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와 회담을 갖고 KBO리그의 미국 현지 개막전을 제안하기도 했다. 
한편 11월 내한 경기에 올 메이저리그 선수단은 9월 중 발표될 예정이다. 김하성(샌디에이고), 최지만(탬파베이) 등 현역 한국인 빅리거들의 참여 여부도 관심을 모은다. 최지만은 지난주 지역지 ‘탬파베이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아직 연락을 받지 못했지만 제안이 오면 뛰고 싶다”며 “메이저리그가 한국에 야구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많은 팬을 확보할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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