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KBO리그 NC 다이노스에서 중도 방출된 외국인 타자 크리스티안 베탄코트(31)가 메이저리그에서 투타겸업 선수로 변신했다.
베탄코트는 지난 29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전에 8번타자 포수로 선발출장, 5타수 1안타를 기록했다. 타격보다 주목받은 것은 9회 투수 등판이었다. 12-4로 크게 앞선 9회 탬파베이의 마지막 투수로 나와 1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베탄코트의 등판은 지난주에만 두 번째. 앞서 24일 LA 에인절스전에도 11-2로 앞선 9회 올라와 1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클랜드 애슬레틱스 소속이었던 지난 6월9일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전 포함 올해 투수로 3경기에서 3이닝을 던지며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중이다.
지역지 ‘탬파베이 타임스’는 ‘베탄코트가 레이스의 새로운 비밀 무기가 되고 있다’며 ‘다른 팀들이 야수를 투수로 쓸 때는 경기 후반 크게 뒤지고 있을 때 주로 한다. 2017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 한 시즌 동안 투수로 전환됐던 베탄코트는 평범한 맘업맨이 아니다’며 보통의 야수 등판과 다르다고 전했다.
베탄코트는 최저 40.8마일(65.7km)에서 최고 95.1마일(153km) 공을 뿌린다. 29일 보스턴전 12구 중 10구로, 24일 에인절스전 16구 중 12구를 스트라이크로 던질 만큼 제구도 된다. 에인절스전에서 타자로 홈런도 쳤던 베탄코트는 “이제 오타니가 어떤 기분인지 알겠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다.
이제는 농담으로만 그칠 것 같지 않다. 케빈 캐쉬 탬파베이 감독은 베탄코트에 대해 “놀랍다. 44마일에서 94마일 공까지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는 것이 기가 막힌다. 던지는 데 재주가 있다. 9월이 다가옴에 따라 우리는 그걸 이용할 것이다”며 투수 베탄코트를 계속 활용할 것이라고 했다.
2016~2017년 샌디에이고 시절 투수로 총 6경기 5⅓이닝을 던진 경험이 있는 베탄코트는 5년 만의 투수 변신이 어색하지 않다. 베탄코트는 “한 이닝이라도 더 불펜을 아끼며 팀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이다. 팀이 원하면 언제든지 던지겠다. 팀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하기 위해 여기 있는 것이다”며 기분 좋게 받아들였다.
파나마 출신 포수 베탄코트는 지난 2013년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에서 빅리그 데뷔 후 샌디에이고를 거쳐 2019년 NC와 계약하며 한국을 찾았다. 창원NC파크 개장 1호 홈런을 치고, 포수로도 11경기(94이닝)를 뛰었지만 53경기 타율 2할4푼6리(203타수 50안타) 8홈런 29타점 OPS .712로 타격 부진 끝에 7월에 방출됐다.
한국을 떠난 뒤 필라델피아 필리스,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마이너 계약을 했으나 콜업을 받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오클랜드와 계약한 뒤 5년 만에 메이저리그 복귀에 성공했고, 지난달 10일 탬파베이로 트레이드됐다. 포수, 1루수를 오가며 78경기(243타수 57안타) 타율 2할3푼5리 8홈런 26타점 OPS .656을 기록 중이다. 백업으론 준수한 성적을 내고 있는 가운데 투수 능력까지 보여주면서 탬파베이의 이도류로 자리잡고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