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의 끝자락에서 이대호와 김광현이 선사한 ‘낭만야구’ [이대선의 모멘트]
OSEN 이대선 기자
발행 2022.08.29 06: 56

은퇴를 앞둔 롯데 이대호가 SSG 에이스 김광현과 명경기를 펼치며 인천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남겼다.
롯데는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 시즌 14차전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이날은 롯데 이대호의 은퇴투어 경기로 치러졌다.

이대호가 첫 타석에 들어서자 SSG 선발투수 김광현은 모자를 벗어 정중하게 90도 인사를 했고, 이에 이대호도 모자를 벗어 답했다. 그러자 관중석에서 두 선수를 향해 박수가 쏟아졌다.
이대호 첫 타석때 모자 벗어 인사하는 김광현
'굿바이 빅보이' 스페셜 패치 부착한 모자 쓰고 경기 나선 김광현
가슴 뜨거워지는 명장면이었다. 승부 전 서로를 예우했지만 타석과 마운드에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이대호는 1회 첫 타석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우익수 뜬 공으로 물러 났지만 3회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전 안타를 때렸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광현은 볼넷 6개를 기록하는 등 제구 불안 속에서도 5⅔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분투했다. 하지만 100구째 황성빈에게 안타를 허용, 중계플레이 과정에서 종아리 부분 경련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최선을 다해 롯데 상대하는 김광현
100구 투혼 종아리 근육 경련으로 교체되는 김광현
1-2로 끌려가던 7회초 이대호는 SSG 좌완 김택형의 3구째 시속 131km짜리 포크볼을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은 결승타가 됐고 2002년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한 인천에서 천금 같은 역전포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데뷔 첫 홈런 기록한 인천에서 결승 홈런
팬들에게 잊지 못할 홈런포 선사하는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 홈런에 들썩이는 롯데 더그아웃
8월 지독하게 승운이 없었던 김광현은 자신의 승리 요건을 날린 이대호의 홈런에 전혀 아쉬워하지 않았다.
경기 후 김광현은 떠나는 레전드를 향해 엄지를 들어 올리며 존경을 표했다. 이대호도 미소로 화답했다.
대호 선배 멋진 경기 였어요
이 경기 잊지 못할거야
한여름 끝자락에 떠나는 롯데 4번 타자와 SSG 에이스는 야구팬에게 멋진 낭만을 선사했다.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