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를 앞둔 롯데 이대호가 SSG 에이스 김광현과 명경기를 펼치며 인천에서의 마지막 추억을 남겼다.
롯데는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와 시즌 14차전에서 4-2 승리를 거뒀다.
이날은 롯데 이대호의 은퇴투어 경기로 치러졌다.
이대호가 첫 타석에 들어서자 SSG 선발투수 김광현은 모자를 벗어 정중하게 90도 인사를 했고, 이에 이대호도 모자를 벗어 답했다. 그러자 관중석에서 두 선수를 향해 박수가 쏟아졌다.
가슴 뜨거워지는 명장면이었다. 승부 전 서로를 예우했지만 타석과 마운드에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이대호는 1회 첫 타석에서 김광현을 상대로 우익수 뜬 공으로 물러 났지만 3회 6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좌전 안타를 때렸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김광현은 볼넷 6개를 기록하는 등 제구 불안 속에서도 5⅔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분투했다. 하지만 100구째 황성빈에게 안타를 허용, 중계플레이 과정에서 종아리 부분 경련으로 마운드를 내려왔다.
1-2로 끌려가던 7회초 이대호는 SSG 좌완 김택형의 3구째 시속 131km짜리 포크볼을 공략해 왼쪽 담장을 넘기는 역전 투런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은 결승타가 됐고 2002년 데뷔 첫 홈런을 기록한 인천에서 천금 같은 역전포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8월 지독하게 승운이 없었던 김광현은 자신의 승리 요건을 날린 이대호의 홈런에 전혀 아쉬워하지 않았다.
경기 후 김광현은 떠나는 레전드를 향해 엄지를 들어 올리며 존경을 표했다. 이대호도 미소로 화답했다.
한여름 끝자락에 떠나는 롯데 4번 타자와 SSG 에이스는 야구팬에게 멋진 낭만을 선사했다.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