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가 올해는 잘할 겁니다.”
사실상 지금의 빅리거 김하성(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을 있게 한 염경엽 KBSN스포츠 해설위원은 2022시즌을 앞두고 옛 제자의 성공을 점쳤다.
염경엽 위원은 당시 OSEN과의 전화통화에서 “(김)하성이는 워낙 성실하고 자기 생각이 있는 선수다. 분명 1년 동안 적응을 했을 것”이라며 “지난 시즌도 사실 실패한 게 아니다. 야구에서 가장 기본인 수비와 주루에서 메이저리그의 인정을 받았다. 기본 바탕이 있는 선수라 올해는 잘할 것으로 본다”고 김하성의 빅리그 2년차는 다를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염 위원은 과거 넥센 히어로즈 사령탑 시절 김하성을 KBO리그 대표 유격수로 성장시킨 장본인이다. 2014년 데뷔 때부터 김하성을 ‘포스트 강정호’로 점찍고, 그저 평범했던 내야수를 1년 만에 공수주에 모두 능한 유격수로 변모시켰다. 지난해 2월에는 미국 샌디에이고 지도자 연수를 받으면서 김하성의 빅리그 적응을 직접 돕기도 했다.
물론 빅리그 두 번째 시즌 또한 주전 경쟁이 밝은 편은 아니었다. 여전히 슈퍼스타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를 비롯해 매니 마차도, 제이크 크로넨워스가 건재했고, 신성 AJ 에이브람스라는 새로운 경쟁자까지 등장하며 내야 한 자리를 위협받기도 했다. 김하성은 지난 1월 말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에서 “내가 목표를 잡아도 경기를 결국 많이 나가야한다. 캠프 때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야 한다”라고 험난한 경쟁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 가운데 지난 3월 타티스 주니어가 손목 골절에 따른 3개월 이상 장기 재활이 결정됐다. 김하성에게 마침내 풀타임 주전 유격수로 뛸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 것.
꾸준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은 김하성은 빠르게 성장했다. 7월 월간 타율 3할1푼4리로 잠재력을 터트리더니 8월 들어서도 월간 타율 3할대(3할7리)를 유지하며 주전 유격수로서의 입지를 확실히 다지고 있다. 여기에 타티스 주니어가 13일 금지약물 복용 적발로 80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는 천운까지 따랐다.
김하성의 시즌 성적은 117경기 타율 2할5푼9리 7홈런 49타점 9도루 출루율 .333 장타율 .387. 타율은 팀 내 규정타석을 채운 선수들 가운데 매니 마차도(2할9푼8리)에 이어 두 번째로 높고, 도루는 1위, 타점은 3위에 위치해 있다. 첫해 백업을 전전하던 그의 대반전이다.
데뷔 때부터 인정을 받았던 수비는 2년차를 맞아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됐다. 안정적인 타구 처리와 송구는 기본, 묘기를 연상케 하는 호수비도 종종 선보인다. 김하성의 호수비를 본 미국 현지 중계진이 “김하성은 KBO 골든글러브 출신”이라고 언급하며 KBO리그의 위상까지 덩달아 올라가고 있는 상황이다. 28일 캔자스시티전에서는 타구를 어렵게 잡아 글러브 핸들링으로 3루수 매니 마차도에게 토스하는 세련된 수비까지 선보였다.
빅리그 2년차를 맞아 KBO리그 3시즌 연속 골든글러브 수상의 위용을 뽐내고 있는 김하성. 스승인 염 위원의 전망이 적어도 지금까지는 적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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