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홈런→20년 후 368호포...'조선의 4번타자' 인천에 특별한 기록을 남기다 [오!쎈 인천]
OSEN 홍지수 기자
발행 2022.08.29 05: 39

은퇴 투어 중인 롯데 자이언츠 ‘4번타자’ 이대호(40)가 눈시울을 붉히며 고마운 마음을 꺼냈다.
이대호는 28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시즌 14차전이 끝나고 취재진을 만나 “진짜 마지막 시즌에서 우주의 기운이 다 내게 오는 듯하다. 팬들이 길을 열어주고 있는 것 같다”며 롯데 팬들의 뜨거운 응원에 감사 인사를 건넸다.
이날 하루는 이대호가 주인공이었다. 원정 경기였지만 이대호가 가장 큰 관심 속 인물이었다. 그가 현역 선수로는 마지막 인천 방문이기 때문이다. 경기 전부터 이대호를 보기 위해 많은 팬이 몰렸다.

28일 오후 인천 SSG 랜더스필드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 리그 SSG 랜더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가 열렸다.경기에 앞서 열린 롯데 이대호가 은퇴투어 행사에서 SSG 선수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08.28 /sunday@osen.co.kr

경기 전에는 이대호 팬 사인회도 있었다. 구단 SNS를 통해 응모한 팬 중 100명만 사인을 받을 수 있었지만, ‘조선의 4번타자’,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선수를 보기 위해 사인회 장소로 수많은 팬이 몰렸다. 이날 경기를 관전하지 않지만, 이대호를 보기 위해 야구장으로 발걸음을 옮긴 팬도 있었다.
이대호는 “벌써 4번째 은퇴투어다. 게다가 부산에서 가장 먼 인천까지 와주신 (부산)팬도 계시더라. 두산전을 시작으로 은퇴 투어를 (진행)하고 있는데 시간이 정말 빠른 것 같다. 남은 경기들도 최선을 다해서 팬들께 받은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 감사하다”고 전했다.
이대호는 이런 팬들의 마음을 경기 내내 받았다. 그는 “타석에 들어서면 ‘이걸 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집중할 수 있게 팬들의 응원이 들린다. 진짜 홈런을 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자신있게 방망이를 돌렸고 중심이 맞은 듯하다”고 되돌아봤다.
마지막 9회 타석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돌아올 때는 팬들의 박수가 더 뜨겁게 이어졌다. 이대호는 모자를 벗어 팬들의 인사에 답했다.
이대호는 “경기 중이라 하지 못했지만, 마음은 큰절이라도 하고 싶었다. 너무 감사하다. 이렇게 아웃이 되어도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는걸 보니 내가 정말 사랑받고 있는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공교롭게도 이날 이대호가 승리의 주인공도 됐다. 팀이 1-2로 끌려가던 7회초 역전 투런을 날렸다. 올 시즌 17호. 인천 마지막 원정에서 유종의 미를 거두게 됐다. 이대호는 “타석에 들어서면 ‘이걸 쳐야 한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집중할 수 있게 팬들의 응원이 들린다. 진짜 홈런을 치게 될 줄은 몰랐지만, 응원해주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자신있게 방망이를 돌렸고 중심이 맞은 듯하다”고 되돌아봤다.
사실 인천은 이대호에게 특별한 기록이 남아있는 곳이기도 하다. 지난 2001년 프로에 데뷔한 이대호의 첫 홈런은 2002년 4월 26일에 터졌고, 장소가 인천, 상대가 SK 투수 이승호였다. 때문에 경기 전 SSG 구단에서 은퇴하는 이대호를 위해 준비한 선물 중 하나도 프로 데뷔 첫 홈런 기념구였다.
이대호는 오래전 일이라 당시 상황이 생상하게는 기억이 안 난다고 했다. 하지만 그 기록이 사리진 것은 아니다. 그에게 특별한 장소인 것은 변함없다. 이대호는 "그때는 매일 한 타석, 한 타석에 소중했던 시절이다. 투수로 입단한 뒤 타자로 바꾸면서 힘든 시기가 있었다. 내가 야구 선수로 이렇게 사랑받을 줄은 몰랐다"고 되돌아봤다.
이대호의 프로 첫 홈런 기념구. / SSG 제공
이대호는 "인천은 처음 지어질 때부터 타자친화적인 구장이었다. 이곳에서 올스타전 최우수선수(MVP)도 차지했다"며 "좋은 야구장을 갖추 좋은 도시다”라고 소회를 덧붙였다. 또 “그리고 이곳에는 은사님도 계신다”라고 했다.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을 가리킨다. 김 감독은 투수 코치였지만 2017시즌부터 2018시즌까지 롯데에서 몸담은 바 있다.
김 감독은 경기 전 은퇴를 준비하는 이대호를 두고 “오늘 대호의 문학 마지막 경기다. 고생했다. 멋지다고 이야기 하고 싶다. 은퇴 시즌에 좋은 성적을 내는 게 쉽지 않은데 정말 대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롯데가 27일, 28일 인천 원정 일정을 보내는 동안 친구들도 이대호를 응원했다. 27일에는 정근우가 떡 100개를 보내며 포장지에는 “조선의 4번타자, 제의 2생도 응원한데이”라는 문구를 넣었고, 팬들은 이대호를 잊지 않겠다면 케이크 100개를 보냈다.
마지막 원정 경기 때에는 추신수가 간식차를 보냈다. 이대호는 “어제는 정근우. 오늘은 추신수까지 은퇴를 앞두고 있다고 챙겨준 친구들이 참 고맙다. 간식차 옆에보니 어릴 때 같이 야구했을 때 사진도 있고 메이저리그 시절 사진도 붙어있더라. 비록 KBO에서 오래 뛴 건 아니지만 사진들보니 우리 추억들이 많은 것 같다. 남은 기간 우리 둘 다 건강하게 야구를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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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인천에서는 이대호의 4번째 은퇴투어, 팬사인회가 진행됐다./knightjis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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