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KKKKKKKKKK 42세 좌완의 노익장…109km 커브로 느림의 미학 뽐내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8.28 16: 32

보스턴 레드삭스의 베테랑 좌완투수 리치 힐(42)이 느림의 미학을 앞세워 한 경기 11탈삼진을 잡아냈다.
힐은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파크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홈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 역투로 시즌 6승(5패)째를 챙겼다. 보스턴은 5-1 승리.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힐의 이날 포심패스트볼 구속은 최고 91.5마일(147km), 평균 89.4마일(143km)에 그쳤다. 결정구인 커브의 경우 최고 75.2마일(121km)에서 최저 68.1마일(109km)까지 떨어졌고, 그밖에 커터, 체인지업, 슬라이더, 싱커 등 다양한 변화구를 곁들여 시즌 첫 퀄리티스타트를 완성했다. 투구수는 95개(스트라이크 71개).

[사진] 리치 힐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느림의 미학은 압도적이었다. 7이닝 중 득점권 위기는 4회 랜디 아로자레나의 안타와 도루로 처한 2사 2루가 전부였고, 3회 무사 1루, 5회와 7회 1사 1루 모두 팔색조 투구를 앞세워 손쉽게 극복했다. 나머지 이닝은 모두 삼자범퇴. 3회 1사 1루서 테일러 월스-호세 시리-얀디 디아즈를 만나 선보인 KKK 삼진쇼가 이날의 백미였다.
힐은 보스턴 역사상 처음으로 한 경기 11개 이상의 탈삼진을 기록한 40대 투수로 기록됐다. 메이저리그에서 40대에 탈삼진 11개를 잡아낸 투수는 2008년 랜디 존슨이 마지막이었다.
관록투를 뽐내며 시즌 최고의 하루를 보낸 힐은 “그것이 바로 내 투구다. 일종의 예술이라고도 볼 수 있다. 구속, 팔 각도, 눈높이의 변화, 빠른 템포, 완급 조절, 코너웍, 그리고 백도어 커터가 환상적인 하루였다”라며 “이런 부분들이 내가 야구를 좋아하는 이유다. 난 단순히 공을 던지는 사람이 아닌 투수가 되려고 하며, 이는 야구를 매우 흥미롭게 만드는 요소”라고 흡족해했다.
MLB.com은 “힐은 이날 다른 시대에서 온 사람처럼 느껴졌다. 시즌 최다인 7이닝 11탈삼진을 앞세워 2시간 24분 경기를 만들었고, 이는 불펜 사정이 어려운 보스턴에게 큰 힘이 됐다”라고 평가했다.
1980년생인 힐은 지난 2005년 시카고 컵스에서 데뷔해 볼티모어, 보스턴, 클리블랜드, LA 에인절스, 오클랜드, 뉴욕 양키스, LA 다저스, 미네소타, 탬파베이, 뉴욕 메츠 등에서 무려 19년을 뛴 백전노장이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343경기 1224⅓이닝 80승 57패 평균자책점 3.84이며, 올해 42살의 늦은 나이에도 보스턴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하는 베테랑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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