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까지 삼성의 붙박이 리드오프 겸 중견수로 활약했던 박해민은 지난해 12월 4년 총액 60억 원의 조건에 LG로 이적했다. 핵심 선수가 팀을 떠나게 된 건 아쉽지만 FA 보상 선수 김재성의 활약과 주전 중견수를 꿰찬 김현준의 등장은 반가운 소식. 박해민이 삼성에 계속 남아 있었다면 이들은 빛을 보지 못했을 터. 이쯤 되면 박해민이 남긴 유산이라고 표현해도 될 것 같다.
김재성과 김현준이 27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홈경기에서 7-4 역전승에 큰 공을 세웠다. 삼성은 한화 선발 남지민의 완벽투에 압도 당해 4회까지 1루를 밟지 못했다. 0-4로 뒤진 삼성의 5회말 공격. 선두 타자 호세 피렐라가 볼넷을 골랐고 이원석이 좌전 안타를 때려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무사 1,2루 찬스에서 오재일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강민호가 남지민과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얻는데 성공했다. 1사 만루.
이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5회초 수비 때 김태군 대신 출장 기회를 얻은 김재성이 타석에 들어섰다. 남지민의 1구째 직구(145km)를 받아쳐 중전 안타로 연결했다. 3루 주자 피렐라는 여유 있게 홈인. 한화는 남지민 대신 사이드암 신정락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자 삼성은 좌타자 김지찬 대타 카드로 맞불을 놓았다. 김지찬이 신정락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려 1점 더 따라붙었다.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김현준이 타석에 들어섰다. 올 시즌 신인왕 후보 0순위로 꼽히는 김현준. 신정락과 볼카운트 1B-2S 불리한 상황이었지만 4구째 체인지업을 잡아당겼다. 누상에 있는 주자 모두 홈을 밟았고 김현준은 3루에 안착했다. 5-4 역전타를 날린 김현준은 포효했고 3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홈팬들을 열광의 도가니로 빠뜨렸다. 김현준은 김상수의 우익수 희생 플라이 때 득점에 성공했다. 삼성은 6회 피렐라와 이원석의 연속 볼넷으로 1사 1,2루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강민호가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날려 1점 더 달아났다.
선발 백정현이 4이닝 7피안타 2볼넷 3탈삼진 4실점으로 삐걱거리면서 힘겨운 승부가 전개되는 듯했다. 하지만 김재성이 역전승의 시작을 알리는 적시타를 터뜨렸고 김현준이 만루 찬스에서 주자를 쓸어 담은 통쾌한 3루타를 날려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박진만 감독 대행은 경기 후 "젊은 사자들이 흐름을 가져와 짜릿한 역전승까지 이어졌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5회 짜릿한 역전타를 날린 김현준은 "(김)지찬이 형이 앞에서 안타를 쳐준 덕분에 편안하게 타석에 들어섰고 부담 없이 내 스윙을 한 덕분에 빅이닝 찬스를 살린 것 같다. 5회 많은 점수가 났고 팀이 이겨서 기쁘지만 (백)정현이 형의 승을 못 챙겨 드려서 아쉽다. 조만간 좋은 소식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 더 힘내서 경기에 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1만3729명의 관중들이 야구장을 찾았다. 김현준은 "주말 이렇게 많이 찾아 주셔서 감사드리고 팬들 응원 덕분에 힘내서 좋은 경기 한 것 같다. 기분 좋은 월요일을 시작 할 수 있도록 내일도 좋은 경기 보여 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감사드린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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