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이닝을 퍼펙트로 막던 투수가 5회 한 번에 무너졌다. 데뷔 첫 선발승 기회를 날린 남지민(21·한화)의 성장통이 계속 되고 있다.
남지민은 지난 27일 대구 삼성전에서 4회까지 단 한 명의 타자도 누상에 내보내지 않았다. 4이닝 퍼펙트. 최고 149km 직구와 낙차 큰 커브로 5개의 삼진을 뺏어내며 4회까지 투구수 52개로 삼성 타선을 압도했다. 그 사이 한화 타선도 삼성 선발 백정현에게 4득점을 뽑아냈다. 수비에서도 4회 유격수 박정현이 김현준의 직선타를 점프 캐치했고, 정은원이 빗맞은 땅볼 타구를 러닝 스로로 잡아내며 남지민을 도왔다.
5회만 잘 막아내면 데뷔 첫 선발승 요건을 채울 수 있었다. 그러나 그 5회가 문제였다. 선두 호세 피렐라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주며 첫 출루를 허용한 남지민은 이원석에게 좌전 안타를 맞아 노히터도 깨졌다. 오재일을 헛스윙 삼진 잡았지만 강민호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내보낸 게 아쉬웠다.
1사 만루에서 김재성에게 초구에 중전 적시타를 맞아 첫 실점했다. 투구수가 71개로 많지 않았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투수 교체를 결정했다. 구원 신정락이 김지찬에게 안타, 김현준에게 3루타를 맞아 남지민의 책임 주자 3명을 모두 홈에 불러들였다. 남지민의 실점도 4점으로 불어났다.
최근 3경기 연속 5회를 넘기지 못하면서 성장통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21일 사직 롯데전은 1⅔이닝 6피안타 1볼넷 2사구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수베로 감독은 “롯데 타자들이 준비를 잘하기도 했지만 남지민이 더 성장하기 위해선 그런 상황에 적응해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도 4회까지 삼성 타자들이 남지민에게 꼼짝 못했지만 5회부터 적응한 모습을 보이자 갑자기 흔들렸다. 경험이 많지 않고 기복이 심한 어린 투수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최고 153km, 평균 146km 강속구를 뿌리는 남지민은 한화 마운드의 핵심 유망주다. 지난 5월25일 대전 두산전 구원승(4이닝 1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지만 아직 선발승은 없다. 지난해 3경기, 올해 17경기로 총 20경기에 선발등판했지만 11패를 안으며 평균자책점 7.47을 기록 중이다. 그 사이 퀄리티 스타트도 3경기 있었지만 타선 지원 미비와 불펜 난조로 운도 따르지 않았다.
입단 첫 해였던 지난 2020년 8월 팔꿈치 뼛조각 제거 및 인대접합수술을 받고 1년 넘게 재활한 남지민은 올해가 복귀 첫 풀타임 시즌. 수베로 감독은 100이닝 안팎으로 남지민의 이닝 관리를 계획 중이다. 현재 1군 76이닝, 2군 7⅔이닝으로 총 83⅔이닝을 던졌다. 남은 시즌 남지민에게 주어질 기회도 3~4경기 정도. 20경기째 거두지 못한 첫 선발승을 시즌 종료 전 해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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