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애미 말린스가 팀 내 홈런 1위인 거포 1루수 헤수스 아귈라(32)를 정리했다.
마이애미는 지난 27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전을 앞두고 아귈라를 양도 지명(DFA) 처리했다. 이날 또 다른 1루수 자원 가렛 쿠퍼가 부상자 명단에서 해제돼 로스터에 복귀하자 아귈라가 라커를 비우게 된 것이다.
그동안 아귈라는 쿠퍼와 1루수, 지명타자 자리를 양분하며 공존해왔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3년차 좌타 1루수 르윈 디아즈의 출장 기회가 늘었고, 아귈라의 입지가 갈수록 좁아졌다. 쿠퍼의 복귀로 1루수 자원이 3명이 되자 마이애미는 아귈라를 포기했다.
아귈라는 올해 113경기 타율 2할3푼6리(415타수 98안타) 15홈런 49타점 OPS .674를 기록했다. 131경기 타율 2할6푼1리(449타수 117안타) 22홈런 93타점 OPS .788을 기록한 지난해보다 성적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팀 내 홈런, 타점 1위다.
아귈라의 자리를 빼앗은 디아즈는 올해 27경기 타율 1할6푼5리(79타수 13안타) 1홈런 4타점 OPS .488로 성적이 신통치 않다. 한때 특급 유망주로 꼽힌 디아즈였지만 기대 이하 성장세에 나이도 어느새 만 26살이나 먹었다.
하지만 최근 26경기 7승19패(승률 .269)로 추락하며 포스트시즌에서 멀어진 마이애미는 남은 시즌 디아즈에게 기회를 더 주면서 미래를 기약하기로 했다. 베테랑 아귈라의 길을 열어주는 차원이기도 하다.
‘MLB.com’에 따르면 마이애미는 지난 한 달간 아귈라의 DFA 관련 문제를 논의했고, 이날 최종 결정을 내렸다. 킴 응 마이애미 단장은 “아귈라는 팀을 위해 많은 일을 해왔다. 이런 상황은 결코 쉽지 않지만 그에겐 플레이오프 팀에 갈 수 있는 기회”라고 설명했다.
구단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었던 아귈라도 쿨하게 받아들였다. 그는 “쿠퍼가 오면서 디아즈와 나까지, 3명의 선수가 함께할 수 없기에 놀라지 않았다. 구단의 움직임을 이해한다. 비즈니스를 이해한다. 2년간 말린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줘서 감사하다”며 “나도 이제 플레이오프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팀에 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웨이버 기간 아귈라를 필요로 하는 팀이 나온다면 잔여 연봉을 보전하고 데려가야 한다. 클레임 팀이 없다면 완전한 FA로 풀려 잔여 기간 최소 연봉으로 계약 가능하다. 지난 2018년 밀워키 브루어스 시절 개인 최다 35홈런 포함 9시즌 통산 108홈런의 아귈라는 포스트시즌에서도 15경기 홈런 3개를 기록했다. 한 방이 있는 거포를 원하는 팀이라면 관심을 가질 만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