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매리너스 신인 외야수 훌리오 로드리게스(22)가 메이저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파격 계약의 주인공이 됐다. 평생 시애틀맨 꿈을 이룬 계약이다.
시애틀은 27일(이하 한국시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 6회 경기 중 로드리게스와 연장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최초 보도에선 최대 18~20년짜리 계약으로 알려졌는데 최대 17년 4억7000만 달러 계약으로 드러났다. 만 22세인 로드리게스가 17년 계약을 다 채우고 나면 39세가 된다. 사실상 평생 계약이다.
계약 발표 후 로드리게스는 “오늘은 우리 가족과 나를 위해 멋진 날이다. 난 항상 커리어 전부를 이곳 시애틀에서, 이 팬들과 함께 보내고 싶었다. 시애틀에서 이기고 싶다”며 “그게 내가 에이전트들에게 말한 것이고, 제리 디포토 야구운영사장에게 말한 것이다. 이곳에 계속 있게 돼 행복하다”는 소감을 말했다.
다양한 계약이 존재하는 메이저리그이지만 이렇게 파격적인 계약은 없었다. MLB.com에 따르면 내년부터 2029년까지 7년간 1억2000만 달러가 기본 계약으로 2028년 시즌 종료 후 시애틀이 구단 옵션 여부를 결정한다. 시애틀이 옵션을 실행하면 2029년까지 로드리게스의 성적에 따라 계약 규모가 결정된다.
로드리게스가 올해 남은 시즌 포함 8년간 MVP 투표에서 득표하지 못하면 2억 달러, 10위 안에 2~3번 들면 2억4000만 달러, 10위 안에 4번 들면 2억6000만 달러, MVP 1회 수상 및 5위 안에 한 번 들거나 수상 없이 5위 안에 3번 들면 2억8000만 달러, MVP 2회를 수상하거나 수상 없이 5위 안에 4번 들면 3억5000만 달러가 된다.
3억5000만 달러 최대치 옵션이 발동되면 로드리게스는 마이크 트라웃이 갖고 있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고액 계약도 뛰어넘게 된다. 트라웃은 지난 2019년 3월 에인절스와 12년 4억2650만 달러에 연장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만약 시애틀이 팀 옵션을 실행하지 않으면 로드리게스가 선수 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5년 9000만 달러 선수 옵션을 택하면 12년 2억1000만 달러 계약이 된다. 선수 옵션을 포기하면 만 29세에 FA 시장에 나올 수 있다.
옵션이 워낙 많아 어떤 규모의 계약으로 마무리될지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아직 데뷔 시즌도 마치지 않은 신인 선수와 최대 17년 계약은 메이저리그에서만 볼 수 있는 차원이 다른 파격이다. 시애틀은 리스크가 있지만 장기적으로 특급 선수를 시장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묶어두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로드리게스도 어린 나이에 거액을 손에 쥐며 안정된 신분을 보장받게 됐다.
디포토 시애틀 사장은 “로드리게스는 야구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선수 중 한 명으로 이제부터가 시작이다. 우리는 이 계약의 독특함이 그에게 잘 어울리고, 이익이 될 것으로 본다. 우리 시애틀 팬들은 여러 세대에 걸쳐 T-모바일파크에서 오랜 세월 로드리게스의 플레이를 보는 혜택을 누리게 될 것이다”고 기대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투우타 외야수 로드리게스는 지난 2017년 7월 계약금 175만 달러에 시애틀과 사인했다. 2018년 루키리그부터 마이너리그에서 꾸준히 성장하며 팀 내 최고 유망주로 떠올랐고, 올해 트리플A 단계를 건너뛴 채 개막부터 메이저리그에 데뷔해 올스타까지 선정됐다. 계약이 발표된 이날까지 109경기 타율 2할6푼7리(424타수 113안타) 20홈런 64타점 23도루 OPS .793으로 공수주에서 활약하며 21년 만에 포스트시즌 진출에 도전하는 시애틀의 중심으로 자리잡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