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임찬규가 혼신의 역투로 5승째를 따냈다.
임찬규는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키움과의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5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1-0으로 앞선 6회 중심타선을 앞두고 불펜에 공을 넘겼다.
경기 전 류지현 감독은 임찬규에 대해 "지난해 직구 구속이 빨라졌지만, 원래 구속으로 승부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제구와 타이밍 싸움을 하며 이기는 투수다. 커맨드가 이뤄지냐 안 이뤄지냐가 중요하다"며 "후반기에 와서 조금씩 안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후반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최근 2경기에서 2이닝 4실점 패전, 4⅓이닝 3실점 패전을 각각 기록했다. 토종 선발진의 맏형으로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는데, 이날 뛰어난 제구로 승리를 이끌었다.
1회 2사 후 이정후에게 우중간 안타를 맞았으나 푸이그를 좌측 펜스 앞에서 뜬공으로 잡아냈다. 2회도 2사 후 송성문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으나, 이지영을 2루수 땅볼로 이닝을 마쳤다. 3회는 삼진 2개를 잡아내며 삼자범퇴. 4회 이정후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푸이그의 타구는 우측 펜스 앞에서 잡혔다. 2사 후 김혜성을 볼넷으로 내보냈으나 김태진을 2루수 뜬공으로 처리했다.
5회 위기였다. 1사 후 8~9번 이지영과 김휘집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다. 2루수 키를 살짝 넘어가는 안타, 우중간에 떨어지는 빗맞은 안타였다. 1사 1,2루가 되자 불펜에선 구원 투수들이 몸을 풀기 시작했다. 임찬규는 김준완을 4구째 115km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이어 임지열도 114km 뚝 떨어지는 바깥쪽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 위기를 탈출했다.
경기 후 임찬규는 "최근 켈리와 캐치볼을 함께 하면서 그의 중심이동을 배웠다. 나는 회전에 포커스를 뒀는데, 켈리는 포수쪽으로 몸을 밀고 가는 방식이었다. 캘리처럼 따라하면서 오늘 커브와 직구가 좋았다"고 말했다.
5위 위기 때 결정구 커브를 잘 사용했다. 그는 "포커스는 커브를 두고 던졌다. 김준완 상대로 2스트라이크를 잡고나면 커브를 던질 생각이었다. 임지열은 앞 타석에도 커브에 대응을 잘 못해 커브를 적극적으로 던져 카운트도 잡고 결정구로도 던졌다"고 설명했다.
1점차 승부, 1사 1,2루에서 한 명이라도 주자를 내보내면 3번 이정후까지 가게 된다. 투수 교체가 준비됐을 터. 임찬규는 "대기 타석의 이정후가 눈에 보이더라. 이정후까지 가면 끝이다 생각했다. 안 가야 된다 하고 모든 걸 다 쏟아부었다. 다행히 이정후를 상대하지 않고 끝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찬규는 "투수조장으로 부진해 위축되기도 했다. 후배들의 호투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 투수코치님께 죄송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잘 안되니까 투덜대고 징징댔다. 김광삼 코치님이 잘 달래주시고, 경헌호 코치님도 믿어주시고 감사하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