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진짜 빠르다. 하루가 왜 이렇게 빠른지 모르겠다. 이제 큰 일 났다".
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의 마침표를 찍는 '빅보이' 이대호(롯데)는 이별의 시간이 점점 가까워지는 걸 느낀다.
지난 26일 사직 삼성전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이대호는 "이제 정확히 30경기 남았다"면서 아내 신혜정 씨에 대한 걱정을 늘어놓았다.
그는 "요즘 와이프(신혜정 씨)가 너무 힘들어한다. 저보다 와이프가 더 많이 아쉬워 하는 것 같다. 아내가 요즘 너무 힘이 없는데 오늘 (만루 홈런을) 계기로 힘 좀 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와이프가 제 결정을 따르는 건 고마운데 많이 슬퍼한다. 오늘도 야구장에 나오기 전에 힘이 없어 보이던데 힘 좀 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롯데의 5강 진출을 향한 희망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이대호는 25일 현재 타율 3할3푼(424타수 140안타) 16홈런 72타점 42득점으로 마지막 시즌이라는 게 무색할 만큼 최고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그는 "후배들이 정말 열심히 해주고 있다. 현재 30경기 남았지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몇 경기 더 할 수 있으니까 후배들도 그걸 아니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고 있다. 저도 (팀 승리에) 도움이 되는 것 같아 다행"이라고 말했다.
김인식 전 국가대표 감독은 이대호의 때 이른 은퇴를 아쉬워했다.
그는 23일 야구의 날 행사를 마치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나이가 많아도 아직 충분히 실력이 있는데 은퇴 투어다 뭐다 해서 주위에서 자꾸 떠미는 모습이 보이더라. 주위에서 계속 은퇴 얘기를 하니까 본인도 조바심을 내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이에 이대호는 "진작에 그렇게 말씀하시지. 이미 은퇴 투어를 시작했는데 뒤늦게 많은 분들이 반대하신다. 미리미리 말씀해주시지"라고 넉살 좋게 말했다.
물론 은퇴를 번복하고 싶은 마음은 1도 없다. 이대호는 "아무래도 마지막 시즌 성적도 잘 나오고 그러니까 아쉬워하시는 것 같다. 저는 박수받으면서 떠나고 싶다"고 자신의 선택은 변함없다는 걸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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