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을 마지막으로 현역 생활을 마감하는 ‘빅보이’ 이대호(롯데)는 ‘은퇴 시즌’이라는 말이 무색할 만큼 여전히 위력적이다. 24일 창원 NC전에 이어 26일 사직 삼성전에서 결정적인 홈런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이대호는 24일 창원 NC전에서 1-0으로 앞선 9회 2사 후 대타로 나서 이용찬을 상대로 좌월 1점 홈런을 빼앗았다. 승부를 결정짓는 한 방이었다. NC는 9회말 2사 후 양의지의 한 방으로 추격의 시동을 걸었지만 극적인 상황은 연출되지 않았다.
‘포스트 이대호’로 불리는 한동희는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이대호 선배님께서 홈런 치는 모습을 보고 소름이 돋았다”고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26일 사직 삼성전에서도 영양가 만점의 홈런을 터뜨렸다. 4번 지명타자로 나선 이대호는 1-1로 맞선 3회 1사 만루 찬스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이대호는 삼성 선발 최하늘과 볼카운트 2B-2S에서 6구째 슬라이더(126km)를 잡아당겨 좌측 외야 스탠드에 꽂았다. 비거리는 125m.
이대호의 한 방으로 승기를 가져온 롯데는 삼성을 8-3으로 꺾고 전날 패배를 설욕했다.
“이대호는 특별한 선수다. 지난 20년 동안 그가 남긴 성적을 보면 꾸준히 잘했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만큼 특별한 선수라는 의미다. 대개 선수들이 은퇴를 1~2년 앞두고 몸도 처지고 정신적으로 약해진다. 스윙도 무뎌지기 마련”이라면서 “하지만 이대호는 다르다. 여전히 날카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서튼 감독은 이대호를 두고 이같이 말했다.
누가 봐도 놀랄 만큼 몬스터 시즌을 보내고 있는 이대호가 있기에 5강 진출을 향한 희망의 불씨는 여전히 살아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