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이 베테랑 최형우(39)는 최근 4번타자로 출장하고 있다. 팀 타율은 2할5푼대, 그러나 팀 동료는 그를 ‘타신’이라고 부르며 추켜세웠다.
최형우는 시즌 초반부터 2할5푼을 넘지 못하는 타율로 부진했고 전반기까지 비슷한 흐름이었다. 그래도 안타 생산은 적었지만, 볼넷은 자주 골라내는 선구안으로 출루율은 괜찮은 수치였다.
후반기 들어 타격감이 올라오기 시작했고, 8월 들어 좋은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경기당 1타점 가까이 기록하며 중심타선에서 해결사 노릇을 했다. 시즌 초반보다는 얼굴 표정도 밝아졌다.
수도권 원정 6연전 기간에 만난 최형우는 최근 타격감이 폭발한다고 칭찬하자, “그래봤자 2할5푼 타자”라고 웃으며 쑥스러워했다. 시즌 타율은 2할5푼4리이지만, 후반기 타율은 3할3푼대, 8월에는 3할7푼대 타율을 기록 중이다. 옆에서 김선빈은 최형우를 향해 ‘타신(타격의 신)’이라고 부르며 추켜세웠다.
최형우는 지난 25일 고척 키움전에서 5타수 2안타 1홈런 3타점으로 활약했다. 4회 추격의 솔로 홈런을 터뜨렸다. 시즌 11호. 5회 1사 만루에서 좌완 이영준 상대로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 5-4로 경기를 뒤집었다. 8회 1사 만루에서 빗맞은 2루수 땅볼을 때렸는데, 2루수의 홈 악송구로 3루 주자가 득점했다. 9-9 동점이 됐다.
25일 잠실 LG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로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다. 이날 LG 좌완 선발 김윤식의 공이 워낙 좋았다. 최고 147km의 직구와 슬라이더, 체인지업의 제구가 좋아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 8이닝 1실점으로 역투했다.
최형우는 4회 무사 2루에서 2루수 땅볼로 진루타를 때렸고, 1사 3루에서 소크라테스의 2루수 땅볼 때 나성범이 득점을 올리는 연결고리가 됐다. 이 점수가 이날 경기 양 팀의 유일한 득점이었다.
5월말까지 홈런은 단 2개, 6월에 홈런 5개를 쳤지만 6월말까지 타율 2할2푼2리에 그쳤다. 7월 들어 조금씩 타율이 올라왔다. 7월에 타율 2할6푼3리로 상승세를 보였다.
무더운 8월에 오히려 폭발적이다. 16경기에서 타율 3할6푼5리 3홈런 14타점 OPS .994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할2푼5리 3홈런 11타점으로 좋은 페이스다.
시즌 절반 이상을 부진하다 끌어올리기는 경험 많은 베테랑도 쉽지 않은 일이다. 그동안 부진 탈출을 위한 노력들이 결과를 보고 있다.
최형우가 4번타자에서 해결사 노릇을 하면서 3번 나성범-5번 소크라테스와 중심 타선의 파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김선빈, 황대인이 중심타선 뒤에서 부담을 덜고 한 방씩 터뜨리면 KIA 타선 전체가 유기적으로 잘 돌아가고 있다.
8월에서야 중심타자로서 제 몫을 하고 있는 최형우는 “5강은 꼭 가야 한다. 4년 만에 가을야구를 팬들에게 보여드리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