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가 급하고 매 경기가 소중하다. 선발 투수를 3이닝 만에 조기 강판시키는 초강수를 두고 불펜 6명을 총동원 했다. 하지만 이 가운데 팀 승리를 지키기 위해 가장 필요했던 마무리는 보이지 않았다. NC 다이노스는 마무리 이용찬을 등판시키지 않았고 결국 3연패 수렁에 빠졌다.
NC는 지난 2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9-10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부지런히 5강 추격전을 펼쳐야 하는 상황에서 뼈아픈 3연패를 당했다. 5위 KIA와 승차는 6.5경기 차이까지 벌어졌다.
더 이상 연패가 이어지지 않기 위해 NC는 타선이 활발하게 터졌다. 1회 선제 실점을 했지만 곧장 박건우의 투런포가 터졌고 3회 김주원의 투런포가 더해졌다. 4회 박대온의 적시타,. 6회에는 김주원이 데뷔 첫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키움의 추격이 이어졌지만 경기 중후반을 넘어가는 시점에서 9-4까지 점수 차가 벌어졌다.
NC는 비교적 호투하던 송명기를 4회 선두타자 야시엘 푸이그에게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을 맞자 곧바로 교체를 했다. 3이닝 2실점 퀵후크. 비교적 구위가 좋았던 송명기였기에 NC 입장에서는 승부수를 띄웠다. 두 번째 투수로 김태경을 올렸고 2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대신 타선이 터지면서 안정적으로 경기 중후반으로 갈 수 있는 흐름이 만들어졌다.
하지만 이후 불펜에서 말썽이 생겼다. 6회 김영규가 1⅔이닝 무실점을 기록했지만 뒤이어 올라온 원종현이 8회 난조를 보였고 결국 5점을 헌납, 9-9 동점이 됐다. 원종현, 임정호에 이어 김시훈이 8회에 올라왔지만 푸이그에게 2타점 동점 적시타를 맞았다. 이후 급한 불을 껐지만 분위기가 심상치 않았다.
결국 9회에도 올라온 김시훈은 넘어가는 분위기를 감당하지 못했다. 선두타자 김태진에게 우전 안타를 맞았고 송성문은 2루수 직선타로 처리했다. 다시 이지영에게 좌전 안타를 맞았고 전병우는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NC 입장에서는 필승조들을 모두 소모했다. 그러나 최후의 보루인 마무리 이용찬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결과부터 말하면 이용찬은 등판하지 않았다. NC 벤치는 김시훈을 믿었다. 김시훈은 1사 만루에서 대타 임지열을 삼진으로 솎아냈다. 하지만 이용규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결승점을 헌납했다.
마무리 이용찬을 투입시켜 위기가 확산되고 실점을 방지할 수도 있었지만 NC 벤치의 선택은 아니었다. 앞서 몸을 풀고 있었지만 어떤 사유인지 등판하지 않았다. 물론 몸을 풀다가 부상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경기 후 NC 관계자는 “이용찬 선수에 대한 특이사항은 없다”라고 밝혔다. 부상도 아니었다는 의미.
최근 등판 경기들이 부담스럽지도 않았다. 지난 21일 광주 KIA전 1이닝 10구 무실점, 그리고 24일 창원 롯데전 역시 1이닝 10구 1실점이었다. 연투가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었지만 NC 벤치는 이용찬을 끝까지 아꼈고 결국 역전패와 마주했다.
매 경기가 중요한 상황에서 총력전의 제스처를 취했지만 왜인지 접전 상황에서 마무리 투수를 투입시키지 않았다. 마무리 투수를 내세워 접전 경기의 분위기를 가져오는 방법을 선택하지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용찬을 투입시키지 않은 게 패착으로 이어졌다. 마무리 투수를 아끼면서 3연패를 당한 상황. 향후 5강 경쟁에서 이날 1경기가 어떤 나비효과로 이어질 지 지켜볼 대목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