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의 2연전 폐지 결정에 현장은 대환영이다.
지난 23일 KBO는 올 시즌을 끝으로 10구단, 팀당 144경기를 치르기 시작한 2015시즌부터 운영되고 있는 홈 2연전-원정 2연전을 폐지하기로 발표했다.
이같은 KBO 발표에 박진만 상성 라이온즈 감독대행은 “선수들 체력이 가장 떨어진 시기에 2연전을 해왔다. 이동 거리도 많아지면, 선수들 집중력이 조금 떨어질 수 있다. 현장 이야기를 KBO가 잘 반영해 준 것 같다”고 말했다.
홈 2연전-원정 2연전으로 그간 현장에서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3연전으로 시즌이 운영되다가 후반기 도중 지쳐갈 때쯤 2연전이 시작, KBO리그 각 구단 현장 선수단은 오랜시간 불편함을 호소했다.
원정길에 나서면 숙소 생활을 해야 하는데, 짐을 다 풀기도 전에 원정 일정이 끝난다는 것이다. 특히 대구, 광주, 창원, 부산, 대전 등 이동 거리가 만만치 않은 팀들은 2연전이 더욱 반갑지 않았다.
3연전일 경우 목요일 경기를 마치면 바로 구단 버스를 타고 이동한다. 그러면 새벽에 숙소에 도착해 늦은 잠을 청하고 원정 일정에 돌입한다. 그래도 3연전이면 첫 날은 다소 피곤하더라도 짐을 숙소에 다 풀어놓은 상태에서 둘 째날, 셋 째 날을 맞이할 수 있다.
하지만 2연전이면 많은 짐을 하루 풀어두고 이튿날 바로 싸야한다.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삼성의 경우 23일부터 28일까지 인천, 부산, 대구 일정이다. 3연전이면 두 곳에서 경기가 끝날 일인데, 2연전이 되면서 일주일 동안 3번의 일정이 됐다.
삼성 외야수 구자욱은 “아무래도 지방 팀들은 이동이 많다. 거리 부담이 있어 체력적으로 힘들 때가 있다”며 2연전 폐지를 반겼다.
물론 KBO도 그간 이런 문제를 모른 게 아니다. 다만 144경기 체제에서 일정 조율이 쉽지 않았다. 또 구단간 이해도 필요했다. 그래서 조율 끝에 내년부터 3라운드를 홈 3연전-원정 1경기로 5개 팀씩 격년 편성하기로 했다.
3라운드를 5개 구단이 격년제로 홈 3연전–원정 1 경기 또는 홈 1 경기–원정 3연전을 치르는 일정으로 진행한다. 10개 팀의 전체 홈-원정 경기수 또한 격년제로 홈 73경기–원정 71경기 또는 원정 73경기–홈 71경기로 바뀐다. 이동 횟수와 거리 등을 최소화하는 일정의 효율적인 편성을 위해 잔여 경기(홈/원정 1경기)는 재편성되는 우천 취소 경기와 연동해 편성하기로 했다.
김원형 SSG 랜더스 감독은 “현재 진행이 되고 있는 2연전 이야기가 많이 나왔다. 2연전 없애고 3연전으로 바꾼다는 걸 좋게 생각한다. 2연전을 할 때 홈과 원정을 번갈아 치르게 되면 힘들다. 체력적으로 어렵다”며 공감했다.
잠수함 투수 박종훈은 2연전 폐지 소식을 듣자마자 “너무 좋다. 모든 선수가 체력 부담이 있었다. 완전 좋다”고 격하게 환영했다.
KBO는 실행위원회 의결 및 이사회 심의를 통해 이 같은 편성안을 확정했다. 선수단의 체력 부담과 이에 따른 부상 위험을 줄여 경기력을 향상해 팬들에게 더 박진감 넘치고 흥미로운 경기를 선보이기 위한 새로운 방식의 경기 편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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