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뉴욕 양키스에서 7점대 평균자책점으로 방출됐던 좌완 투수 앤드류 히니(31)가 LA 다저스에서 부활했다. 1년도 지나지 않아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로 탈바꿈했다.
히니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밀워키 브루어스전에서 6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사구 10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 역투로 다저스의 12-6 승리를 이끌었다. 2경기 연속 두 자릿수 삼진을 잡으며 평균자책점 1점대(1.94)를 유지했다.
최고 95.7마일(154km), 평균 92.9마일(149.5km) 포심 패스트볼(57개) 중심으로 슬라이더(28개), 체인지업(6개)을 섞어 던졌다. 포심 패스트볼로 12개, 슬라이더로 8개로 시즌 개인 최다 20개의 헛스윙을 끌어내며 밀워키를 압도했다.
이날 히니의 공을 받은 다저스 포수 오스틴 반스는 ‘MLB.com’ 등 현지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히니는 속임 동작이 좋아 패스트볼이 떠오르는 것 같다. 독특한 패스트볼에 슬라이더도 자신 있게 던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까지 거의 던지지 않았던 슬라이더를 올해 34% 비율로 구사하는 게 가장 큰 변화. 히니의 슬라이더 피안타율은 1할6푼9리로 헛스윙 유도율도 45.6%에 달한다. 올 시즌 9이닝당 탈삼진 13.4개로 2014년 데뷔 후 개인 최고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것도 패스트볼과 함께 슬라이더의 위력이 크다.
다저스에 와서 이렇게 피칭 디자인이 확 바뀌었다. 지난 2014년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데뷔한 히니는 2015년 에인절스로 옮겨 주축 선발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해 30경기 8승9패 평균자책점 5.83으로 부진했다. 특히 7월말 뉴욕 양키스로 트레이드된 뒤 12경기(5선발) 2승2패 평균자책점 7.32로 크게 무너지며 실망을 안겼다.
시즌 막판 불펜으로 강등됐고,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돼 방출됐다. 좌완 강속구 투수라 10개 이상 팀이 관심을 보였는데 다저스가 1년 850만 달러로 후한 조건에 빠르게 FA 계약했다. 당시 앤드류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은 “히니는 좋은 요소들을 갖추고 있고, 보통 투수들과 다른 장점이 몇 가지 있다. 우리는 그 장점을 잘 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두 번의 어깨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긴 했지만 9경기에서 2승1패 평균자책점 1.94로 데뷔 후 가장 질 좋은 투구를 하고 있다. 41⅔이닝 동안 삼진 61개를 잡아 9이닝당 13.4개를 기록 중이다. 4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리그 최다 기록. 부상 복귀 후 조금씩 이닝과 투구수를 늘려 이날은 6이닝과 함께 시즌 최다 91구를 던졌다. 거의 정상 궤도에 올랐다.
구위형 투수가 빛을 발하는 단기전에서 히니가 다저스의 큰 무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히니는 올해 우리가 하려는 일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며 포스트시즌에서 최적의 활용법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훌리오 유리아스, 토니 곤솔린, 더스틴 메이, 타일러 앤더슨, 그리고 부상에서 돌아올 클레이튼 커쇼까지 선발 자원이 풍부한 다저스라 히니를 불펜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높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