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간 8시간 25분의 대혈투를 펼치는 가운데 최고참 캡틴의 눈은 끝까지 초롱초롱했다. 키움 히어로즈 캡틴 이용규(37)가 혼신의 눈야구를 바탕으로 대역전극을 이끌었다.
이용규는 2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2번 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9회초 결승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는 등 3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 1볼넷 2사구 활약을 펼치며 팀의 10-9 역전승을 이끌었다. 5차례 타석 동안 25개의 공을 지켜보면서 상대 투수와의 싸움을 유리하게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이날 이용규는 1회 첫 타석에서 7구 승부 끝에 중전 안타로 출루하는 등 심상치 않은 활약을 예고했다. 이후 이정후의 3루타 때 홈을 밟아 선취득점을 올렸다. 2-5로 역전을 당하고 맞이한 5회초 1사 1루에서는 2스트라이크를 선점 당하고도 끈질기게 커트를 하면서 7구 승부를 이끌었다. 마운드의 김태경은 이용규의 끈질긴 ‘용규놀이’에 흔들렸다. 결국 이용규는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며 기회를 이었고 이정후의 적시 2루타, 푸이그의 희생플라이가 나오며 추격했다.
37세 캡틴의 고군분투에도 불구하고 팀은 끝내 NC를 추격하지 못하는 듯 했다. 하지만 8회초 대거 5득점으로 겨우 9-9 동점을 만들었고 9회초, 2사 만루 기회가 이용규 앞에 마련됐다. 이용규는 다시 한 번 초롱초롱하게 빛나는 눈으로 눈야구를 펼쳤고 결승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냈다.
전날(24일) 고척 키움전 4시간 2분 혈투를 펼친 끝에 6연패를 탈출한 키움이다. 7회말 재역전 과정에서 이용규는 선두타자 2루타로 출루해 9-8로 뒤집는 득점을 만들었다. 이후 비록 9회 타석에서는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앞서 분위기 반전의 기폭제 역할을 이용규가 해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4시간 23분 혈투가 펼쳐진 이날, 이용규는 팀 승리에 상당한 지분을 차지하는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이용규는 “최근에 팀에 많은 도움을 주지 못해 미안했다. 오늘 최대한 출루 하는 것을 목표로 타석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래도 밸런스가 점점 좋아지다보니 공도 잘 골라낼 수 있는 것 같다”라면서 “지금 굉장히 중요한 시기다. 개인적인 기록보다 팀이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 잘할수 있도록 운동 열심히하고 잘 준비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팀 성적이 최근 좋지 않았다. 선수들에겐 ‘내려 올 때까지 내려왔다. 조급해하지 말고 편하게 하자’고 독려했다. 선수들이 매 경기 이기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 보여주고 있어 주장으로서 고맙다”라면서 잘 따라와주는 어린 선수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