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삐 풀린 야생마의 질주를 아무도 막지 못했다.
푸이그는 25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1홈런) 4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며 최근 쾌조의 페이스를 이어갔고 결국 팀의 10-9 역전승의 밑거름을 만들었다.
앞선 5경기 19타수 6안타(1홈런) 5타점의 상승세를 이어가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이날 홈런까지 기록하면서 최근 3경기 2홈런의 기세. 그리고 이날 홈런은 그의 별명인 ‘야생마’처럼 거침없이 달려서 만든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었다.
1-4로 끌려가던 키움, 4회초 푸이그가 선두타자로 등장했다. 푸이그는 NC 선발 송명기를 상대로 2스트라이크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려있었다. 그러나 4구 째 134km 포크볼을 받아쳐 높게 띄웠다. 타구는 점점 뻗어갔고 좌측 담장 상단 끝을 맞고 떨어졌다. NC 좌익수 권희동이 점프 캐치를 시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이미 푸이그는 부지런히 달리고 있었던 반면 NC의 야수들은 뒤늦게 커버를 들어갔다. 결국 권희동이 다시 달려와서 타구를 잡아야만 했다. 푸이그는 일단 여유있게 3루까지 갈 수 있었다. 그런데 여기서 푸이그는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3루의 박재상 코치가 멈춤 지시를 내렸지만 푸이그는 아랑곳 하지 않았다. 박재상 코치의 지시를 무시하고 지나쳐 홈까지 내달렸다. 몸을 날려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했다. 첫 판정은 아웃이었다.
하지만 푸이그가 비디오판독을 강력하게 요청했다. 푸이그의 이유있는 자신감이었다. 몸을 날린 푸이그의 손이 먼저 홈플레이트를 쓸고 들어왔다. 세이프로 판정은 번복됐다. 2-4가 됐다. 시즌 2호, 통산 90번째, 개인 처음, 그리고 히어로즈 구단 최초의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었다.
푸이그의 질주는 추격의 기폭제가 됐다. 4회말 1점을 더 내주며 2-5가 됐지만 5회초 이정후의 적시 2루타로 1점을 만회했고 다시 타석에 들어선 푸이그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를 때려내며 4-5까지 따라붙었다.
하지만 무사 1,2루 기회를 놓친 키움은 6회말 NC 김주원에게 만루포를 얻어 맞으며 4-9로 격차가 벌어졌다. 패색이 짙어졌다.
전날 천신만고 끝에 6연패를 탈출한 키움. 다시 연패에 빠지지 않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다시 아드레날린을 끌어올렸다. 8회초 상대 불펜진이 흔들리는 틈을 타서 송성문의 적시타, 대타 김수환의 밀어내기 볼넷, 이용규의 밀어내기 사구로 7-9까지 다시 쫓아갔다.
2사 만루에서 푸이그의 타석이 돌아왔다. 그리고 푸이그는 다시 한 번 괴력을 발휘헸다. 푸이그는 NC 김시훈의 초구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슬라이더를 건드렸다. 배트 끝에 맞았다. 하지만 푸이그는 온 힘을 다해 풀스윙을 했고 빗맞은 타구였음에도 내야수들의 키를 넘겼다. 동점 2타점 적시타로 연결된 장면. 아군은 푸이그의 질주를 막아서지 했고 적군도 푸이그의 괴력을 막아내지 못했다.
결국 분위기를 몰아서 키움은 9회초 이용규의 결승 밀어내기 볼넷에 힘입서 역전에 성공했다. 6연패 뒤 2연승으로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했다.
경기 후 푸이그는 "팀이 이겨서 매우 기쁘고 팀이 부진을 극복하고 정상화 돼가는거 같아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매 타석에선 특별한 플랜을 갖고 들어가기 보단 좋은 공 놓치지 않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면서 "인사이드 더 파크 홈런이 자주 나오는 건 아니다. 방망이에 맞자마자 열심히 뛰었고 좌익수가 공을 놓친 걸 보고 끝까지 뛰었는데 다행히 홈에서 세이프가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팀이 전체적으로 다 안좋아서 팬 여러분께서 실망하셨을 거 같다. 선수들 모두 최선을 다할테니 응원 많이 해주시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