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국토 정중앙인 경기도 연천에서 전국농아인야구대회가 열린다.
연천군(군수 김덕현)이 주최하고 한국농아인야구소프트볼연맹(회장 조일연)이 주관하는 '2022 연천군수배전국농아인야구대회'가 27~28일 고대산 베이스볼파크에서 개최된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 2년간 멈춰있던 농아인 야구라는 이름의 철마가 다시 달린다.
이번 대회는 국내 토너먼트 대회와 일본 농아인 클럽팀을 초청해서 벌이는 국제 친선경기로 나뉘어 진행된다. 지난 2016년부터 이어진 국내대회에는 모두 9개팀이 참가해서 토너먼트로 경기를 벌인다. 예선전에서 탈락한 팀들은 패자 부활전(챌린지 경기)에 진출해서 다시 한 번 입상할 기회를 노릴 수 있다.
일본 관동지역 클럽팀이 이례적으로 국내 대회에 참가하는 데는 조금 특별한 이유가 있다. 한국보다 농아인 야구가 20년 앞서 시작된 일본은 관례적으로 연식야구를 해왔는데 일반 경식공을 사용하는 한국의 농아인 야구를 접하면서 일본 농아 야구인들 사이에서 일본도 경식 야구로 전환해야 된다는 의견들이 많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경식 야구를 지향하는 많은 일본 농아인 선수들이 그동안 한국 농아 사회인 야구팀에 선수등록을 하고 국내 대회에 참가해오고 있었다.
이러한 실상이 반영돼 지난 2019년 일본에 경식야구 중심의 일본 농아인야구협회(JDBA)가 처음으로 설립되고 산하의 클럽팀을 이번 한국 연천대회에 파견하게 됐다.
한국, 일본팀간의 친선경기 겸 평가전은 모두 3차례 열린다. 27일 오후 충주성심 OB팀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야간경기로 올해 국내대회 우승팀인 안산 윌로우즈팀과의 2차전이 있고, 28일에는 연천지역 일반 사회인 야구연합팀과 최종전을 갖게 된다.
한국과 일본은 국제적으로도 농아인 야구가 가장 앞서 있는 나라들로 앞으로 역사상 최초의 세계농아인야구대회를 개최하는 문제, 2025년 일본에서 열릴 예정인 세계농아인올림픽(Deaflympic)에 야구를 정식 종목화하는 이슈를 함께 풀어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대회 개막식은 27일 오전 10시 30분 고대산베이스볼파크 메인구장에서 있을 예정인데 일본 출신의 연예인 후지모토 사오리가 개막축하 공연을 한다. 한국농아인야구연맹의 홍보대사이기도 한 사오리씨는 한국 수어를 활용해서 퍼포먼스를 하는 뛰어난 수어아티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대회 개막식에 이어지는 경기는 서울지역 청각장애 유소년 야구팀인 더미 호이팀과 연천 미라클 리틀 야구단과의 친선 티볼 경기로 장애 비장애 야구 유소년들간에 야구를 통한 교류가 시작되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