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안 풀릴 수 있나 싶더라.”
NC 다이노스 포수 양의지(35)는 올해 시즌 출발이 삐걱거렸다. 코로나19 확진 여파로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 지난 6일 사직 롯데전에서 홈런을 터뜨린 뒤 “이렇게 안 풀릴 수 있나 싶더라. 잘 맞은 타구는 잡히고 몇 개만 빠져도 저도 기분이 좋아서 잘 할 것 같은데 올해는 유독 심한 것 같다”라며 푸념했다. 스스로도 답답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그 이후 양의지는 언제 푸념을 했냐는 듯, 방망이가 제대로 불타올랐다. 타구는 담장을 연신 넘어갔고 야수들이 없는 곳곳으로 타구들이 향했다. 지난 14일 LG전부터 7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가고 있고 이 중 5경기에서 2안타 이상 씩을 때려냈다. 이 기간 홈런은 무려 5개. 지난 18~19일 광주 KIA전 2경기에서 5안타(3홈런) 8타점을 쓸어담았고 23~24일 창원 롯데전에서도 2경기 연속 홈런을 때려냈다.
8월 성적은 14경기 타율 4할7푼9리(48타수 23안타) 6홈런 21타점 OPS 1.497로 제대로 불 붙었다. 월간 타율, 홈런, 타점, OPS 모두 1위다. 8월 대폭발과 함께 시즌 성적도 타율 2할8푼(321타수 90안타) 16홈런 68타점 OPS .871의 성적. ‘그래도 양의지’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팀에 시즌 초반 여러 악재들이 겹쳤고 양의지 역시 그 악재들 속에서 휘청거렸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다시 주장까지 맡으면서 책임감과 부담감 속에서 개인 성적과 팀 성적을 더욱 끌어올렸다. 후반기 23경기 14승8패 1무 승률 6할3푼6리를 마크하고 있다.
비록 지난 23~24일 5강 추격전의 직접적인 경쟁 상대인 롯데 2연전을 모두 내줬지만 양의지만큼은 혼신의 힘을 다했다. 24일 경기 0-2로 뒤진 9회말 2사 후에는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추격의 솔로포를 때려내기도 했다.
양의지는 “1경기라도 가을야구를 경험해봐야 동기부여도 되고 성장할 수 있다”라는 지론을 갖고 있다. 그만큼 가을야구에는 진심이다. 가을이 다가올수록 진심의 표현은 성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재 5위 KIA와 5.5경기 차. 남은 경기는 38경기. 양의지는 온 몸으로 가을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