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자리에서 아름답게 떠나기 위해 은퇴 시즌에도 변화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롯데 이대호(40)의 마지막 도전은 계속되고 있다.
이대호는 올해 은퇴를 앞두고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어느 선수나 꿈꾸지만 어느 선수도 하기 힘든 아름다운 마무리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지난 24일 창원 NC전, 9회 대타로 등장해 NC 마무리 이용찬을 상대로 좌월 솔로포를 터뜨리며 팀의 2-1 승리에 기여했다. 이 홈런으로 이대호는 통산 2159안타 째를 기록하며 정성훈(은퇴)과 함께 우타자 최다안타 공동 2위로 올라섰다. 5년의 해외리그 공백이 있지만 리그 최정상의 타자들만 적립할 수 있는 기록을 하나씩 써내려가고 있다.
이대호는 이미 지난 14일 광주 KIA전에서 2안타를 추가하며 종전 이승엽이 갖고 있던 KBO리그 출신 한국 선수 최다안타(2842안타)를 넘어섰다. 이대호는 일본 오릭스 버팔로스와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4년 간 622안타를 기록했고 미국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74안타를 작성했다.
KBO리그 출신 한국인 최다안타라는 신기록은 이대호의 것이 됐고, 이제 새로운 목표는 우타자 최다안타 기록이다. 이대호의 절친이기도 한 김태균이 2209안타를 때려내며 우타자 최다안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이대호가 50안타를 추가하면 친구의 기록을 넘어서 KBO리그 우타자 안타왕으로 거듭날 수 있다.
다만, 롯데가 현재 32경기만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남은 경기를 모두 출장한다고 하더라도 경기 당 1.5개 이상의 안타를 때려내야만 김태균의 기록을 넘어설 수 있다.
아울러 이대호는 현재 타율 2위(.334)에 올라 있다. 이대호가 타격왕에 오르면 최고령 타격왕이 된다. 다만, 삼성 호세 피렐라의 타율 .348과 격차는 1푼이 넘는다. 시즌 막판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에 1푼 이상의 격차가 쉽게 좁혀지지는 않는다. 우타자 최다안타 기록과 마찬가지로 이대호의 타격왕 도전도 쉽지 않은 도전인 것도 사실.
옆구리 쪽에 가벼운 통증을 안고 후반기를 치르고 있는 이대호로서는 향후 컨디션 관리가 중요해질 전망이다. 그렇지만 이대호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해, 은퇴 시즌의 낭만을 만들기 위해 변화를 마다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시즌 초반부터 다리를 구부리지 않고 꼿꼿하게 서서 레그킥을 높게 하는 타격폼으로 변화를 줬다. 이대호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던 타격폼이 마지막 시즌에 변했다. 그럼에도 이대호는 새로운 폼을 유지하고 여전히 최정상급 타격 기록을 쓰고 있다.
이대호는 "경기 중에 어느 순간, 저도 모르게 급해지는 것 같고 안타 치려고 너무 갖다 맞히려는 느낌이 들더라. 안타를 치더라도 자신있게 스윙을 하고 안타를 치자는 생각을 했다"라며 "다리를 높게 들게 되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지고, 그러다 보면 스윙을 세게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상체도 세우고 다리도 빨리 들었던 것 같다"라고 언급했다.
이대호의 마지막 시즌, 모두가 이대호를 위해 뛰고 있다. 그러나 이대호는 자신을 위하기 보다 후배들 스스로의 것을 챙겼으면 바람을 전했다. 그는 "이제 후배들이 내 얘기를 안했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면서 "이제 자신의 것을 했으면 좋겠다. 저도 다 마음을 알고 있다. 저를 신경쓰지 않고 자기들 할 것을 잘 했으면 좋겠다. 저는 후배들이 잘하기를 바라는 선배다. 제가 떠나는 것보다 후배들이 더 잘하고 남은 경기 최선을 다해서 롯데가 더 좋은 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