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이닝 4시간 1분 난타전 끝에 경기를 내줬다. 4년만의 가을야구를 노리는 KIA 캡틴 김선빈은 쓰디쓴 패배의 아쉬움에 더그아웃을 떠나지 못했다.
2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KIA 타이거즈의 4-5위 맞대결. 양 팀은 합계 23 안타, 12 사사구, 4 실책 (키움 3, KIA 1)을 주고받는 난타전 끝에 홈 키움이 승리했다. 기나긴 6연패 탈출.
경기 내용은 기록 그대로였다. 졸전과 명승부 그 사이 어디쯤. 하지만 양 팀의 승리에 대한 절실함은 하늘을 찔렀다. 양 팀 모두 6명씩 총 12명의 투수를 쏟아부었고, 역전-재역전이 반복됐다.
더 이상의 패배는 용납할 수 없었던 6연패의 키움과 에이스 양현종이 선발 출격하는 KIA. 승리의 신은 4시간 동안 갈팡질팡 한 끝에 키움의 손을 잡았다.
4년만의 가을야구를 향해 전력을 쏟아붓는 KIA와 그 선수단을 이끄는 캡틴 김선빈. 승리의 신이 KIA를 외면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을까.
경기를 마치고 더그아웃을 떠나지 못한 KIA 나성범-류지혁과 대화를 나누던 김선빈은 말없이 의자에 머리를 기댄 채 두 눈을 감았다.
8월 맹타를 휘두르며 제몫을 다하고 있는 김선빈. 하지만 캡틴에게는 이 날 경기의 결정적 순간들이 하이라이트 필름처럼 지나갔을 듯 하다.
투타 기둥이 그라운드에서 충돌해 쓰러지고, 돌아온 마무리가 무너진 패배의 쓰라림이 감은 두 눈과 축처진 어깨에 올라와 있었다.
지난 20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김선빈은 “치열한 순위싸움 속에 주장으로서 팀을 이끄는 것에 대한 부담이 많다. 없을 줄 알았는데 영향이 있다. 아무래도 주장은 팀을 이끌어야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그 부분이 힘들다”라고 캡틴의 고충을 털어놨다.
이날 경기를 잡았다면 내심 광주 홈 팬들 앞에서 펼치는 와일드카드 1차전을 그려 봤을 수도. 하지만 현실은 칼을 갈고 쫓아오는 추격자들이 더 가까워진 상황. 맨 마지막으로 더그아웃을 떠나는 캡틴의 모습에 5위도, 가을야구도 이렇게 어렵다. / dream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