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블루제이스의 일본인 좌완 투수 기쿠치 유세이(31)가 불펜으로도 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토론토로선 FA에 헛돈을 쓴 꼴이다.
기쿠치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 7회 구원등판했으나 1이닝도 못 던졌다. ⅔이닝 동안 안타 없이 볼넷 3개와 몸에 맞는 볼 1개로 1실점한 것이다.
선발 로스 스트리플링의 호투와 3회에만 8득점을 폭발한 타선에 힘입어 토론토는 7회초까지 9-1로 승기를 잡았다. 8점차로 크게 앞선 부담 없는 상황에서 7회말 기쿠치가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첫 타자 프랭키 코데로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케빈 플라웨키에게 초구 몸쪽으로 완전히 낮은 볼이 되자 포수 알레한드로 커크와 3루수 맷 채프먼이 마운드에 올라 기쿠치를 진정시켰다.
하지만 이후 3개의 공도 모두 존을 벗어났다. 등판하자마자 8구 연속 볼로 연속 볼넷 허용. 8~9번 하위 타순 타자들을 상대로도 좀처럼 영접을 잡지 못하자 피트 워커 토론토 투수코치가 직접 마운드에 올라 이야기를 나눴다.
롭 레프스나이더를 풀카운트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 처리한 기쿠치는 알렉스 버두고를 3루 땅볼 유도했다. 5-4-3 병살타를 노렸지만 2루수 캐반 비지오의 송구 실책으로 1실점했다.
이후 기쿠치의 제구가 다시 흔들렸다. 바비 달벡에게 5구 만에 볼넷을 내준 뒤 라파엘 데버스를 몸에 맞는 볼로 출루시켰다. 2사 만루 위기에서 결국 교체됐다. 총 투구수 28개 중 스트라이크는 10개로 볼(18개)이 훨씬 많았다. 최고 96.7마일(155.6km) 빠른 공이 무색했다.
토론토는 지난 3월 기쿠치와 3년 3600만 달러에 FA 계약을 체결했다. 5선발이었지만 연평균 1200만 달러로 몸값은 다른 팀들의 웬만한 2~3선발급이다. 그러나 이날까지 기쿠치는 22경기 4승7패 평균자책점 5.25 WHIP 1.55로 부진하다. 84이닝 동안 볼넷 53개로 9이닝당 5.7개를 허용한 제구 난조가 심각하다.
지난 16일 볼티모어 오리올스전을 끝으로 선발 자리에서 밀려나 구원으로 옮겼지만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구원으로 첫 등판이었던 지난 19일 뉴욕 양키스전에서 1이닝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안타와 볼넷을 1개씩 허용했다. 그리고 두 번째 구원등판에서 1이닝도 못 버틴 채 4사사구로 자멸했다. FA 계약 첫 해부터 도저히 답이 안 보이는 수렁에 빠졌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