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뒤 위기, 위기 뒤 기회’라는 야구계 격언이 있다. 흐름의 스포츠인만큼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 위기가 찾아오고 위기를 잘 극복하면 기회가 찾아온다는 속설이다. 대체적으로 이러한 흐름은 맞아 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24일 창원 NC전. 롯데는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 하지만 기회 뒤 위기는 찾아오지 않았다. 좌완 에이스 찰리 반즈의 역투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반즈는 24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105구 4피안타 1사구 7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반즈는 팀의 2-1 승리를 이끌면서 시즌 11승 째를 수확했다.
일단 롯데는 2회 선두타자 고승민의 안타, 박승욱의 희생번트, 고승민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다. 그러나 불안한 리드가 이어질 수밖에 없었다. NC 역시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가 등판했기에 쉽사리 득점을 내기 힘들었다. 매 이닝 출루를 하며 기회를 창출했지만 기회를 살리지 못했기에 불안감은 증폭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롯데의 이런 우려와 기우를 모두 사라지게 한 것은 모처럼 무실점 역투를 펼친 반즈 덕분이었다. 이날 롯데는 총 10개의 잔루를 남겼다. 잔루 10개의 잔상을 반즈의 완벽투로 완벽하게 지워냈다.
이날 최고 147km의 포심 패스트볼(37개)을 필두로 슬라이더 31개, 그리고 27개의 체인지업을 던져 NC의 타자들을 요리했다. 투심 9개, 커브 1개도 더했다.
공격적인 피칭을 펼치면서 속전속결로 이닝을 마무리 지었다. 1-0의 살얼음 리드에서도 8회까지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특히 8회까지 단 한 명의 주자도 2루에 내보내지 않는 완벽투로 팀의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경기 후 반즈는 “스트라이크 존을 계속해서 공략하는 것에 집중했다. 상대 타선에 공격적인 선수들이 많았기때문에 변화구를 우선적으로 활용했는데 그 부분이 잘 맞아떨어져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1-0의 리드 상황에서 던지는 것은 확실히 다른 점은 있다. 경기에서 크게 이기고 있을 때는 카운트에서 밀리더라도 한 번 정도는 공격적으로, 과감하게 던질 수 있다. 맞더라도 크게 위험하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라면서 “하지만 오늘 같은 타이트한 경기에서는 한 구 한 구 던지는데 더욱 더 집중한다. 오늘 승리도 우리 팀의 좋은 수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라며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