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억 많았다."
롯데 자이언츠 이대호가 3번째 은퇴투어 장소인 창원 NC파크에서 의미있는 경기들을 만들며 미소를 지었다. 이대호는 24일 창원 NC전, 1-0으로 앞선 9회초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대타로 등장해 1볼 1스트라이크에서 NC 마무리 이용찬을 두들겼다.
옆구리 쪽에 불편한 느낌을 안고 있던 이대호는 이날 보호 차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잭 렉스가 팔뚝에 사구를 맞으면서 교체되자 대타로 경기에 나섰다. 대타로 자신의 임무를 다했다. 이용찬의 137km 슬라이더를 받아쳐 좌측 담장을 살짝 넘기는 솔로포를 터뜨렸다. 시즌 15호포. 개인 통산 3번째 대타 홈런이었다.
1-0의 살얼음 리드가 이어지면서 불안감을 지울 수 없었던 경기, 하지만 이대호의 스윙 한 방이 쐐기포로 연결이 되면서 롯데는 좀 더 편하게 마지막 9회를 풀어갈 수 있었다. 9회말 2사 후 양의지에게 솔로포를 맞았기에 결과적으로 이대호의 홈런은 경기의 중요 포인트가 됐다.
경기 후 이대호는 "운이 좋았다. 조금 높게 들어온 실투였는데 중심에 맞았다. 어떻게든 이겨서 다행이다"라면서도 "내가 홈런을 안 쳤더라도 마무리 (김)원중이가 막았을 것이다. 2-0이 됐으니까 좀 편하게 던졌는데 1-0이었든 원중이가 좀 더 신중하게 던졌을 것이다"라면서 자신의 홈런포가 없었어도 팀은 승리했을 것이라고 겸손하게 답했다.
전날(23일) 이대호는 잠실(두산), 광주(KIA)에 이어 3번째 은퇴투어를 행사를 치렀다. 창원 NC파크 옆에 위치한 마산구장은 과거 롯데의 제2홈구장이기도 했다. 2001년 이대호의 데뷔전을 이곳 마산에서 치렀고 첫 안타도 마산에서 나왔다. 그리고 2017년, 5년 간의 해외리그 생활을 끝내고 롯데로 복귀한 뒤 첫 경기를 치른 곳도 바로 마산구장이었다.
이에 "오늘 9회 타석에 들어섰을 때 1루 쪽에서도 저를 응원해주시는 소리가 들리더라. 창원 마산에 계셨던 팬들 중에 과거 제가 어렸을 때는 저를 응원해주셨던 팬들이셨다. 마산에서 좋은 추억도 많았다"라며 "그런 의미도 있기에 마지막이라고 하니 더 많이 응원을 해주신 것 같다. 좀 더 감사드리고 보답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기쁜 것 같다"라며 NC 팬들과 구단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후배들 역시 이대호의 은퇴시즌이기에 한마디씩 하고 행동으로 보여주면서 힘을 보태고 있다. 이에 이대호는 "이제 후배들이 내 얘기를 안했으면 좋겠다"라고 웃으면서 "이제 자신의 것을 했으면 좋겠다. 저도 다 마음을 알고 있다. 저를 신경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기들 할 것을 잘 했으면 좋겠다. 남은 경기 모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저는 후배들이 잘하기를 바라는 선배다. 제가 떠나는 것보다 후배들이 더 잘하고 롯데가 더 좋은 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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