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치고, 153km 탈삼진…NC 출신 포수, 오타니 앞에서 투타겸업 뽐내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8.24 16: 31

템파베이 레이스의 포수 크리스티안 베탄코트가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앞에서 투타겸업을 뽐냈다.
베탄코트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스버그 트로피카나필드에서 열린 2022 메이저리그 LA 에인절스와의 홈경기에 8번 포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3타점 맹타로 팀의 11-1 대승을 견인했다.
초반 흐름은 주춤했다. 0-0이던 2회 2사 1루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2-0으로 앞선 4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루킹 삼진을 당했다.

[사진] 크리스티안 베탄코트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7회부터 베탄코트의 방망이에 불이 붙었다. 3-1로 앞선 7회 선두로 나서 중월 솔로홈런으로 격차를 벌린 것. 헤세 차베스를 만나 볼 2개를 연달아 지켜본 뒤 3구째 커터를 공략해 시즌 8번째 홈런으로 연결했다.
베탄코트는 타선 폭발에 힘입어 7회 다시 한 번 타석에 등장했다. 7-1로 리드한 2사 만루서 등장, 투키 투상을 상대로 0B-2S의 불리한 카운트에 몰렸지만 4구째 느린 커브를 받아쳐 달아나는 2타점 적시타를 때려냈다.
베탄코트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11-1로 크게 앞선 마지막 9회 마운드에 올라 깜짝 투수 임무를 수행한 것. 공교롭게도 상대 더그아웃에는 투타겸업으로 MVP를 차지한 오타니가 앉아있었다. 오타니는 이날 3타수 1안타를 기록하고 벨라스케스와 대타 교체됐다.
베탄코트는 선두 앤드류 벨라스케스와 테일러 워드의 안타로 2사 1, 2루 위기에 처했지만 재러드 월시를 좌익수 뜬공, 맥스 스테시를 중견수 뜬공으로 각각 잡고 경기를 끝냈다. 포심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95마일(152km)까지 나왔고, 무사 1루에서 루이스 렌기포에게 94.4마일(151km) 포심패스트볼을 던져 파울팁 삼진을 잡아내기도 했다. 그밖에 던진 변화구는 모두 슬라이더로 기록됐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에 따르면 베탄코트는 경기 후 “오타니가 된다는 게 어떤 기분일지 알 것 같다. 100마일까지 던져보려고 했는데 잘 되지 않았다”라고 웃으며 “내 목표는 오직 승리다. 팀이 이길 수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든 도움이 되고 싶고, 오늘 그렇게 도움이 돼서 기뻤다”라고 투타겸업으로 승리를 이끈 소감을 전했다.
동료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이날 선발 등판해 최고 구속이 90마일이었던 코리 클루버는 “베탄코트의 초구가 93마일까지 나온 걸 보고 자존심이 조금 상했다. 그의 투구를 보는 게 재미있었다”라고 농담하며 “이제 우리 팀에도 투타겸업을 하는 선수가 생긴 것 같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9년 총액 100만달러에 NC 유니폼을 입은 베탄코트는 53경기서 타율 2할4푼6리 8홈런 29타점으로 부진하며 7월 초 웨이버 공시됐다. 이후 마이너리그를 전전하다가 올 시즌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에서 빅리그 복귀에 성공했고, 지난달 10일 트레이드를 통해 템파베이로 이적하며 최지만과 한솥밥을 먹고 있다. 베탄코트의 시즌 기록은 75경기 타율 2할4푼2리 8홈런 26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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