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보여준 건 10분의 정도 뿐이다."
올해 NC 다이노스에서 양의지, 손아섭, 박건우, 박민우 등 내로라하는 국대급 스타들 못지 않게 관심을 받는 선수가 있다면 내야수 김주원(20)이다.
지난해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로 지명을 받고 입단한 김주원은 2년차 만에 주전 유격수를 맡을 정도로 성장했다. 지난해 술판 파문,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내야진에 공백이 생기면서 김주원이 기회를 받게 됐고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발판 삼아서 성장하고 있다. 리그 유일의 스위치히터이기도 한 그는 올해 57경기 타율 2할5푼2리(159타수 40안타) 6홈런 30타점 20득점 OPS .763의 성적을 남기고 있다. 수비에서는 실책이 9개로 이닝 대비 많은 편이지만 점점 여유를 갖춰가고 있다는 평가.
지난 21일 대구 삼성전 5회에는 점프 스로우, 다이빙 캐치, 러닝 스로우 등 수비로 하이라이트 필름을 만들며 모두를 감탄하게 만들었다. 김주원이 나날이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선배들도 대견하고 뿌듯할 수밖에 없다.
김주원은 "벤치에서는 다들 잘했다고 해주셨다"라면서 비화를 얘기했다. 그는 "전날(20일)에 박건우 선배님이랑 저, 영수 (오)태양이 형이랑 막창을 먹으러 갔었는데, 그때 영수 형도 잘했다. 건우 선배님께서 '막창 파워다. 사준 보람이 있다'라고 말해주셨다. 그리고 (구)창모 형도 먹고 싶은 거 있으면 언제든지 말하라고 해주셨다"라고 웃었다.
현재 키스톤 콤비 호흡을 맞추고 있는 박민우는 과거 베테랑 유격수 손시헌의 보살핌 아래, 리그 최정상급 2루수로 성장했다. 이제는 반대로 박민우가 '김주원 케어'에 나서고 있다. 박민우는 덕아웃에서 마주치는 김주원을 향해 "메이저리거"라고 부르며 놀리기도 한다. 하지만 후배를 향한 마음은 진심이다. 그는 "(김)주원이는 한결같이 잘하고 있다. 선배인 내가 바라봐도 뿌듯한 후배다. 아직 능력의 10분의 1밖에 보여주지 않았다. 더 잘 할 수 있는 선수"라면서 "예전에 (손)시헌 선배님이 해주셨던 것처럼 옆에서 조언을 많이 해주려고 한다. 이제 시헌 선배님이 이런 기분이었나 싶다"라고 웃으며 김주원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김주원도 "옆에서 주자의 주력에 대해서 많이 말씀해주시고 '좀 더 여유있게, 확실하게 해도 된다. 네 어깨가 좋으니까 급하게 안해도 된다'라고 조언을 많이 해주신다"라고 답했다.
최근의 관심에 대해서 김주원은 일단 들뜨지 않으려고 한다. 그는 "이럴 때일수록 자만하지 않고 덤덤하게, 똑같이 하려고 마음 먹고 있다"라며 "그래도 조금씩 발전하고 있는 것 같다. 연습 때 집중해서 하고 있고 경기도 계속 나가다 보니까 실력이 조금씩 느는 것 같다. 얼리 워크도 자주 하면서 송구 정확도, 포구 기본기를 중점적으로 생각해서 연습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NC가 공개한 드래프트 유니폼 판매 순위에서 김주원은 박민우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NC의 신인드래프트 전통이기도 한 드래프트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첫 발을 내딛었고, 이제는 확실하게 NC 팬들의 사랑을 받는 선수로 성장했다. 박민우, 나성범(현 KIA) 등에게 붙였던 '창원 아이돌'의 칭호가 이제는 김주원에게 넘어가는 듯 하다.
그는 "올해 사인 요청도 많아졌고 관중석에서도 제 유니폼이 많이 보이는 것 같다"라고 웃었다. 이제는 어엿한 주전 유격수, NC의 현재이자 미래로 거듭난 김주원이 과연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