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일 부상 공백→결승타로 3위 이끌다…천재타자가 그립고 그리웠던 이유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8.24 04: 22

이래서 KT 위즈가 ‘천재타자’ 강백호를 그토록 그리워했나보다. 50일 넘게 4위에만 머물렀던 KT가 부상에서 돌아온 강백호의 한방에 힘입어 시즌 처음으로 3위 도약의 기쁨을 맛봤다.
강백호는 지난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12차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타점 활약으로 팀의 연장 접전 끝 2-1 신승을 이끌었다.
1-1로 맞선 6회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좌전안타로 몸을 푼 강백호는 연장 11회 무사 1루서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로 1-1의 균형을 깼다. 두산 이형범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째 142km 투심을 받아쳐 이날의 결승타로 연결. 팀의 3위 도약을 이끈 귀중한 한방이었다.

2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연장 11회초 무사 1루 KT 강백호가 역전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린 뒤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2022.08.23 /cej@osen.co.kr

강백호는 경기 후 “마지막 타석에서 특별히 의식한 건 없었는데 노아웃에 두 번째 타자로서 출루하면 팀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내가 해결하기보다 좋은 상황을 이어주려는 마음이었다. 그런데 좋은 결과가 나와 다행이다”라고 결승타 소감을 전했다.
2018년 프로에 데뷔한 강백호의 5년차 시즌은 부상의 연속이었다. 일단 시즌 개막 직전 발가락 골절을 당하며 6월 4일이 돼서야 첫 경기를 치른 그였다. 이후 4경기 연속 무안타를 거쳐 간신히 리그에 적응한 뒤 한 달 가까이 중심타선을 지켰지만 7월의 첫날 두산전에서 햄스트링을 다쳐 두 번째 장기 재활을 진행했다. 강백호가 올 시즌 쉰 기간은 무려 109일에 달한다.
지난 17일 부상에서 돌아온 강백호는 그날 수원 키움전과 18일 사직 롯데전에서 2경기 연속 침묵(7타수 무안타)하며 다시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첫 부상과 달리 이번에는 단 2경기를 통해 리그 분위기를 완전히 익혔다. 19일 사직 롯데전 2안타를 시작으로 이날까지 4경기 연속 멀티히트를 치며 이 기간 타율 4할2푼1리를 마크했다.
경기 종료 후 KT 이강철 감독이 강백호와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2022.08.23 /cej@osen.co.kr
강백호는 “올해는 공백기가 길어서 감을 잡는 게 어려웠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컨디션이 올라온 것 같다. 그래서 공도 보이기 시작했고, 타이밍도 맞아간다. 옆에서 워낙 지원을 잘해주셔서 지금부터라도 조금이나마 팀에 도움이 되고 싶다”라고 밝혔다.
109일의 공백을 딛고 이날 결정적 한방으로 팀을 3위로 이끈 강백호. 그는 “내가 없는 동안 팀이 워낙 순위싸움을 잘했다. 계속 좋은 성적을 유지한 덕분에 부담 없이 복귀할 수 있었고, 지금 타선도 확실히 작년보다 좋다. 많은 선수들이 골고루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내가 혼자서 해결해야한다는 압박감이 없다. 많이 연결해주고, 좋은 찬스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라고 전했다.
다만 강백호의 몸 상태는 아직 100%로 볼 수 없다. 아무래도 발가락 골절에 이어 햄스트링을 다쳤기에 수비까지 소화하려면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전망. 강백호는 “하체 쪽을 두 번이나 다쳐서 주루를 할 때 걱정을 안 할 순 없다. 그렇다고 해서 망설이는 건 없다. 컨디션이 100%로 올라온다면 신경 안 쓰고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KT 간판타자에게 끝으로 올 시즌 마법사 군단의 최종 순위를 물었다. 강백호는 “모르겠다. 지금보다 아래는 아니지 않을까 싶다”라면서도 “올라갈 길이 아직 두 단계나 남아 있다. 아직은 모른다. 우리는 작년에 1위를 그렇게 오래하고도 뒤집힐뻔 했다”라고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backligh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