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들이 내 삶을 바꿨다”…푸른 눈의 에이스는 왜 눈물을 흘렸을까 [오!쎈 잠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8.23 22: 31

‘푸른 눈의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41)가 KBO 40인 레전드 시상식에서 두산과 KT 팬들을 향해 눈물의 인사를 전했다.
23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시즌 12번째 맞대결에서 니퍼트와 홍성흔(45)의 KBO리그 레전드 40인 시상식이 열렸다. 니퍼트는 KBO가 리그 출범 40주념을 기념해 진행한 40인 레전드 팬·전문가 투표에서 33위, 홍성흔은 36위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니퍼트와 홍성흔은 경기 개시 30분 전 1루 응원단상에서 진행된 팬 사인회에 참석해 모처럼 팬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 레전드 선정 기념 니퍼트의 시구와 포수 홍성흔의 시포가 진행됐고, 두 선수는 이날 처음으로 배터리 호흡을 이뤘다. 이들은 2013~2016년 함께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당시 포수는 양의지였다. 홍성흔은 커리어 막바지 지명타자로 활약했다.

2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클리닝타임에 ‘프로야구를 빛낸 레전드 40인’ 시상식에 참석한 전 야구선수 니퍼트가 소감을 전하며 눈물을 글썽이고 있다. 2022.08.23 /cej@osen.co.kr

본 시상식은 5회말 종료 후 클리닝타임에 열렸다. 양 팀 선수단이 더그아웃 앞에 도열한 가운데 레전드 선정 영상이 전광판에 송출됐고, 두산 전풍 사장이 니퍼트와 홍성흔에게 레전드 40인 선정 기념 트로피를 전달했다. 이후 양 팀 주장 박경수(KT), 김재환(두산)의 꽃다발 전달 및 포옹과 함께 기념촬영이 이어졌다. 니퍼트는 어린 두 자녀에게도 꽃다발을 받으며 기쁨을 더했다.
2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프로야구를 빛낸 레전드 40인'으로 선정된 니퍼트와 홍성흔이 시구 시포 행사를 가졌다. 니퍼트가 시구를 하고 있다. 2022.08.23 /cej@osen.co.kr
레전드의 소감도 들을 수 있었다. 먼저 홍성흔은 “이 자리에 6년 만에 다시 서는데 팬 여러분들을 다시 봬서 기쁘다. 내가 실력보다 많이 포장된 선수라 이 자리에 서는 게 너무 많이 부족한데 팬 여러분들이 많이 뽑아주셔서 다시설 수 있었다. 팬 여러분들의 사랑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라며 “두산이 지금 주춤한데 가을 돌아오면 오뚝이처럼 벌떡 일어나서 가을 여러분들에게 열정을 드릴 것이다. 두산 베어스 파이팅”이라고 힘차게 외쳤다.
밝은 미소를 지은 홍성흔과 달리 니퍼트는 눈물을 글썽였다. “안녕하세요”라는 한국어 인사로 입을 뗀 그는 “우선 한국에서 야구할 수 있게 해준 두산, KT에게 감사드린다. 두 번째로 내가 선수 생활하면서 좋은 기억을 만들어주신 두산, KT 팬들에게 감사하다. 내 삶을 바꿨다. 마지막으로 양 팀 동료들에게 너무 감사드린다. 여러분들 때문에 야구를 할 수 있었고, 여러분들은 내 세상의 전부다”라고 감격의 소감을 전했다.
2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클리닝타임에 열린 ‘프로야구를 빛낸 레전드 40인’ 시상식에 참석한 전 야구선수 니퍼트, 홍성흔이 KT 박경수, 두산 김재환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 2022.08.23 /cej@osen.co.kr
두 선수는 끝으로 양 팀 선수단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나누며 레전드 선정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니퍼트는 옛 동료들과 일일이 포옹을 나누며 감사를 표했다.
KBO리그를 거친 역대 외국인투수 중 가장 많은 통산 승리(102승)와 탈삼진(1,082탈삼진)을 기록한 니퍼트는 한국에서만 8시즌, 특히 두산에서만 7시즌을 보냈다. 한 팀에서 7시즌을 연속으로 뛴 외국인선수는 니퍼트가 유일하다. 그리고 2010년대에 두산이 거둔 3번의 우승 중 2번의 우승(2015, 2016시즌)을 함께했다. 특히 2016시즌에는 역대 외국인투수 최다 승 타이기록인 22승으로 팀의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끌며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니퍼트는 전문가 투표에서 79표(40.51점), 팬 투표에서 324,123표(5.93점)를 받아 총 점수 46.45점으로 33번째 레전드로 선정됐다.
23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열렸다.클리닝타임에 열린 ‘프로야구를 빛낸 레전드 40인’ 시상식에 참석한 전 야구선수 홍성흔이 김태형 감독과 포옹을 나누고 있다. 2022.08.23 /cej@osen.co.kr
현역 시절 두산과 롯데의 클럽하우스 리더이자 파이팅 넘치는 투지의 대명사로 꼽혔던 ‘홍포’ 홍성흔은 KBO리그 역사상 우타자 최초 2000안타를 달성한 타자였다. 한국야구 대표팀의 드림팀 1기로 불리는 1998 방콕아시안게임에 대학생으로 참가해 금메달 획득에 일조하는 등 아마추어 시절부터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이후 포수왕국 두산에서 데뷔, 첫해부터 16홈런 63타점을 기록하며 당당히 신인상을 수상했다. 2001년과 2004년에는 골든글러브를 수상.
선수 경력 전반에 파이팅 넘치는 포수였던 홍성흔은 후반에는 클럽하우스의 구심점이 되는 리더이자 리그 정상급 지명타자로 화려하게 변신에 성공한다. 홍성흔은 주 포지션을 지명타자로 변경한 뒤 타격에만 집중하며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 연속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수상, 리그 최정상급 타자로 올라섰다.
통산 2,046안타(13위)와 1,120타점(12위)를 기록한 홍성흔은 전문가 투표에서 69표(35.38점), 팬 투표에서 463,643표(8.49점)를 얻어 총 점수 43.87점으로 레전드 순위 36위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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