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의 일부이고, 상대의 대응도 이해가 된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지난 21일 사직 롯데전에서 한국에 온 뒤 처음으로 벤치 클리어링을 경험했다. 수베로 감독 첫 해였던 지난해에는 코로나 확산 방지 차원에서 KBO리그에 벤치 클리어링이 금지돼 있었다.
하지만 올해부터 다시 벤치 클리어링이 허용되고 있다. 지난 4월23일 대구 롯데-삼성전에 이어 21일 사직 한화-롯데전에서 시즌 두 번째 벤치 클리어링이 발생했다. 3회 한화 투수 주현상의 공에 맞은 롯데 타자 정훈이 발끈하면서 양 팀 선수들이 그라운드로 몰려나왔다.
앞서 2회에도 한화 투수 남지민이 롯데 타자 전준우와 안치홍을 맞힌 상황. 2이닝 만에 3명의 타자가 사구를 당하면서 롯데 선수들도 예민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었다.
대치 과정에서 호세 로사도 한화 투수코치가 제럴드 레어드 롯데 배터리코치와 설전을 주고받으며 크게 흥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4분간 이어진 벤치 클리어링은 양 팀 모두 주의를 받는 것으로 끝났다.
23일 대전 LG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수베로 감독은 이틀 전 벤치 클리어링에 대해 “야구의 일부다. 롯데의 중심타자가 3명이나 맞았다. 우리가 그런 상황이었어도 똑같은 대응을 했을 것이다”며 롯데 선수단의 마음을 충분히 헤아렸다.
이어 수베로 감독은 “(대치 중) 우리 어린 선수들의 기를 죽이는 말이 나오다 보니 로사도 코치가 아메리칸 스타일로 개입을 하게 됐다. 감정이 앞섰다기보다는 선수 보호 측면이었다”고 밝혔다.
외국인 코치들끼리 설전이 붙은 것도 보기 드문 장면. 수베로 감독은 “상대 외국인 코치들을 만나면 경기 전 타지 생활 등 일상적인 이야기를 많이 한다. 경기 후 식사 자리를 가질 때도 있다”며 “하지만 유니폼을 입고 있을 때는 경쟁을 해야 한다. 공과 사를 구분한 것이다. 다음에 롯데를 만나면 이에 대해 서로 이야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다”고 설명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