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16년 경력을 자랑하는 추신수(40·SSG 랜더스)에게 가장 극적인 시즌은 2015년이다.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두 번째 시즌이었던 그해 추신수는 악몽 같은 4월을 보냈다. 4월 개막 한 달간 16경기 42타수 5안타로 타율 9푼6리 1홈런 5타점 OPS .427에 그쳤다.
하지만 5월부터 반등을 시작한 추신수는 9월 이후 32경기 타율 3할8푼7리(119타수 46안타) 6홈런 23타점 OPS 1.113으로 뒷심을 발휘했다. 그해 시즌 최종 성적은 149경기 타율 2할7푼6리(555타수 153안타) 22홈런 82타점 OPS .838. 추신수의 활약으로 텍사스도 아메리칸리그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했다.
추신수의 2015년이 난데없이 소환된 것은 콜로라도 로키스 2루수 브랜든 로저스(26)이 때문이다. 콜로라도 전담 방송사 ‘AT&T 스포츠넷 로키 마운틴’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콜로라도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의 경기 중 8회 로저스 타석에 추신수 관련 기록을 자막으로 띄웠다.
지난 1901년 현대 야구 이후로 메이저리그에서 월간 타율 1할 미만 타자의 가장 높은 시즌 최종 타율 기록으로 2015년 추신수가 이 부문 1위였다. 월간 1할 미만 타율은 최소 50타석 이상 기준. 2015년 추신수는 종전 최고 기록인 1959년 캔자스시티 로열스(현 오클랜드) 로저 매리스의 2할7푼3리를 넘었다.
매리스는 1959년 8월 28경기에서 79타수 7안타 타율 8푼9리에 그쳤다. 시즌 최종 타율은 2할7푼3리. 이듬해 뉴욕 양키스로 팀을 옮긴 매리스는 1961년 61홈런을 기록했다. 금지 약물을 하지 않은 타자 중 최다 기록.
매리스의 기록을 54년이 지나 추신수가 깼는데 그로부터 7년 만에 다시 기록이 바뀔 기세다. 콜로라도 4년차 내야수 로저스는 올해 4월 한 달이 악몽이었다. 14경기 51타수 4안타 타율 7푼8리 무홈런 1타점 OPS .270으로 완전히 바닥을 쳤다.
하지만 5월 타율 3할4푼7리(95타수 33안타) 2홈런 18타점 OPS .864로 반등한 뒤 지금까지 꾸준히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시즌 성적은 110경기 타율 2할8푼5리(435타수 124안타) 11홈런 58타점 OPS .768. 현재 페이스를 이어가면 7년 전 추신수의 기록도 넘을 수 있다. 로저스의 8월 성적은 19경기 타율 3할2푼(75타수 24안타) 2홈런 9타점 OPS .843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