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한마리→소고기·장어…99즈의 찐우정, ‘승리 지켜줄게→한 턱 쏜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2.08.23 10: 45

 두산 베어스 마운드에 ‘99즈’ 트리오가 진한 우정을 나누고 있다.
두산은 2018 신인 드래프트에서 배명고 곽빈(23)을 1차지명으로 뽑았다. 2차 드래프트 1라운드에서 경기고 박신지(23)를 찍고, 2라운드에서 안산공고 정철원(23)을 픽했다.
곽빈은 2018년 데뷔 첫 해 불펜 투수로 뛰다 시즌 도중 팔꿈치 부상으로 이탈, 시즌 후 수술을 받았다. 재활 후 지난해부터 선발 로테이션에 자리를 잡았고 올해 구위가 더욱 좋아지고 있다.

두산 투수 곽빈-정철원-박신지(왼쪽부터) / OSEN DB

박신지는 입단 후 두 시즌을 뛴 후 상무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10월 전역했다. 올 시즌 불펜에서 좋은 피칭을 보여주다 7월 이후 부진 지금은 2군에 내려가 있다.
정철원은 입단 후 줄곧 2군에서 뛰다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쳤고, 올해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153km의 빠른 볼로 필승조로 자리잡았다.
정철원은 지난 21일 잠실 LG전에서 올 시즌 가장 인상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4-2로 앞선 7회 1사 1,2루에서 선발 곽빈에 이어 등판해 홍창기-박해민을 범타로 처리했다. 8회 1사 만루 위기에 몰렸으나 실점없이 막아냈고, 9회까지 책임지며 팀 승리를 지키고 세이브(2⅔이닝 41구)를 기록했다.
데뷔 후 가장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던진 정철원은 경기 후 “친구 빈이의 승리를 지켜주기 위해  집중해서 던졌다. (위기를 막아내자) 덕아웃에서 빈이 표정이 참 밝더라. 불펜 투수의 매력이 승리 투수를 지켜주고 그런 표정을 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99년생 둘이서 승리를 이끌어 너무 기분 좋다”고 말했다.
이날 마무리 홍건희가 등에 담 증세로 등판하지 못하면서, 김태형 감독은 정철원이 9회까지 던지도록 초강수를 뒀다. 팀도 이겼고, 곽빈은 6월 4일 삼성전 이후 78일 만에 10번째 등판 경기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두산 투수 정철원. / OSEN DB
정철원은 “승리를 지켜줬으니 빈이가 비싸고 맛있는 걸 사 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두산 홍보팀 직원은 “안그래도 곽빈 선수가 정철원 선수에게 한 턱을 낸다고 했다. 소고기와 장어를 기대해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경기 후 곽빈은 중계 방송 인터뷰, 정철원은 취재진 인터뷰를 각각 따로 했다.
정철원은 5월 12일 키움전에서 절친 박신지의 데뷔 첫 선발승의 지켜주며 홀드를 기록한 바 있다. 두산이 2-0으로 앞선 6회 1사 만루에서 선발 박신지에 이어 정철원이 등판했다. 내야 땅볼로 3루 주자 득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삼진으로 동점을 허용하지 않아 박신지의 승리 요건이 지켜졌다. 정철원은 1⅔이닝 무실점으로 홀드를 기록했고, 박신지는 승리 투수가 됐다.
박신지는 2018년 9월 26일 키움전 이후 1324일 만에 승리를 기록했다. 이후 박신지는 승리를 지켜준 친구 정철원에게 닭한마리로 한 턱을 냈다고 한다.
친구들의 승리 지킴이 정철원은 두산 마운드에 큰 힘이 되고 있다. 43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2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2.78로 활약, 신인왕 후보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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