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투수 곽빈(23)이 감독이 기대치에 점점 부응하고 있다. "안우진 다음으로 공이 좋다"는 칭찬에 화답하고 있다.
곽빈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 6⅓이닝 동안 6피안타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 6월초 이후 78일 만에 승수를 추가, 시즌 4승째를 기록했다.
곽빈은 최고 154km 위력적인 직구(55개)를 앞세워 체인지업(25개), 커브(16개), 슬라이더(15개)를 구사했다.
1회 1사 후 박해민에게 좌중간 2루타를 맞고, 김현수에게 우선상 적시타로 선취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이후 11타자 연속 범타를 처리하며 2~4회 연속 삼자범퇴로 끝냈다.
5회 위기도 잘 넘겼다. 선두타자 문성주에게 우선상 2루타를 허용, 1사 후 연속 볼넷을 내줘 만루 위기에 몰렸다. 3할 타자이자 득점권 타율 1위(3할8푼4리)인 홍창기를 짧은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해 한 숨 돌렸다. 주자들이 움직이지 못했다. 이어 박해민은 커브로 루킹 삼진을 잡아내 실점없이 막아냈다.
6회 중심타선인 김현수-채은성-오지환을 모두 내야 땅볼로 처리했다. 6회까지 91구를 던진 곽빈은 7회도 마운드에 올랐다. 불펜이 약한 상황에서 최대한 긴 이닝을 책임져야 했다.
문성주에와 문보경에게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유강남 상대로 이날 111구째 던진 슬라이더는 빗맞아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가 됐다. 4-2로 앞선 1사 1,2루에서 정철원으로 교체됐다. 정철원이 3구삼진-초구 뜬공으로 막아냈다.
김태형 감독은 최근 곽빈에 대해 “국내 선발로는 (리그에서) 안우진 다음으로 좋다”고 칭찬했다. 이어 “150km를 쉽게쉽게 던진다. 이전에는 밸런스가 왔다갔다 했는데, 이제 자신있게 던진다. 제구도 좋아졌다”고 말했다.
곽빈은 전날까지 올 시즌 3승 7패 평균자책점 4.11을 기록 중이었다. 평범한 성적이지만, 후반기에 달라졌다. 후반기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40으로 좋다. 15이닝을 던져 5실점(4자책), 삼진 20개를 잡아냈다. 전반기 볼넷이 9이닝당 4.98개였는데, 후반기는 1.80으로 대폭 줄였다. 주자가 있거나 불리한 상황에선 구속도 140km대로 줄었는데, 이제는 150km대 공을 공격적으로 던진다. 뭔가 터득한 것 같다.
지난 7월 24일 SSG전에서 이재원의 강습 타구에 오른손을 맞고 쓰러졌다.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어 열흘 정도 쉬고 복귀했다. 지난 7일 KIA전에서 7이닝 7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14일 SSG전에서 6이닝 5피안타 1볼넷 10탈삼진 3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LG 상대로 3경기 연속 QS(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이어갔다. 5강팀들이자 공격력도 상위권인 KIA, SSG, LG 상대로 위력투를 보여준 것.
곽빈은 "변화는 결국 자신감에서 온 것 같다. 전반기 마지막 경기부터 '맞아도 멀리 안 나간다'는 자신감을 찾았고 좋은 결과로 이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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