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3년차 우완 투수 남지민(21)의 성장통이 만만치 않다. 어느새 선발로만 10패를 쌓으며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남지민은 지난 21일 사직 롯데전에 선발등판, 1⅔이닝 6피안타 1볼넷 2사구 2탈삼진 5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지난 5월5일 문학 SSG전(1이닝 4실점)에 이어 올 시즌 두 번째로 선발로 나서 2이닝도 채우지 못했다. 한화의 1-8 완패와 함께 남지민은 시즌 10패(1승)째를 당했다. 평균자책점은 6.56에서 7.03으로 치솟았다. 선발로 15경기 이상 던진 투수 41명 중 유일한 7점대 평균자책점.
1회부터 남지민의 제구가 흔들렸다. 1사 후 정훈, 전준우, 이대호에게 안타를 맞아 첫 실점한 뒤 폭투로 한 베이스씩 내주며 2,3루 위기에 몰렸다. 안치홍에게 2타점 2루타를 허용한 뒤에도 폭투를 범하면서 또 다시 공짜 진루를 허용한 남지민은 고승민에게도 1타점 2루타를 맞아 1회에만 4실점했다.
2회에도 2사 후 제구 난조로 무너졌다. 잭 렉스에게 1B-2S 유리한 카운트를 점한 뒤 3연속 볼을 던져 볼넷을 허용했다. 이어 전준우에게도 4연속 볼을 던졌다. 스리볼에서 뿌린 4구째 직구가 전준우의 엉덩이를 맞혔다. 이대호에게 높은 직구를 공략당해 1실점을 추가한 남지민은 안치홍에게도 초구 몸쪽 직구가 깊게 들어가면서 옆구리를 맞히고 말았다.
전준우와 안치홍 모두 사구 직후 민감하게 반응하며 남지민을 노려봤다. 제구가 말을 듣지 않자 한화 벤치는 투구수 57개였던 남지민을 마운드에서 내려야 했다. 남지민의 사구 2개는 3회 주현상이 정훈을 맞힌 뒤 벌어진 벤치 클리어링의 발단이 되고 말았다.
청소년대표 출신으로 지난 2020년 2차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남지민은 입단 첫 해 팔꿈치 골편제거 및 인대접합 수술을 받았다. 1년 넘게 재활을 거쳐 지난해 9월 1군 무대에 데뷔했다. 올해는 첫 1군 풀타임 시즌으로 직구 구속을 최고 153km, 평균 146km로 끌어올렸다. 슬라이더도 최고 140km까지 나올 만큼 공이 좋다.
6월말 대체 외국인 투수 2명이 모두 합류한 뒤에도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이 정도 구위를 가진 어린 투수라면 선발로 배우며 경험을 쌓아야 한다. 그에게 기회를 빼앗고 싶지 않다”며 선발진 잔류를 결정하기도 했다. 리빌딩 시즌인 한화는 성적에 큰 부담 없이 남지민에게 충분한 기회를 주고 있다.
올해 18경기 중 16경기를 선발로 나섰지만 아직 승리가 없다. 지난 5월25일 대전 두산전에서 구원으로 나와 4이닝 1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지만 선발승은 아니었다. 선발 16경기에서 승리 없이 10패만 안으며 평균자책점 7.43. 이 기간 퀄리티 스타트도 3경기 있었지만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해 승리로 이어지지 않았다. 선발시 9이닝당 득점 지원이 3.5점에 불과하다.
한화 팀 전력이 워낙 약하다 보니 남지민의 성장 환경도 척박하다. 하지만 한화 투수는 원래 강하게 크는 법. 남지민 스스로 한 단계 발전해 성장통을 이겨내야 한다. 구위에 비해 탈삼진(32개)이 9이닝당 4.0개로 적고, 볼넷(37개)은 4.6개로 그보다 많다. 제구의 기복을 줄이고, 피칭 디자인 개선으로 장점을 살려야 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