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JJJ 트리오가 빠진 KIA 타이거즈의 뒷문을 걱정했던가. 좌완 믿을맨 이준영(30)이 2이닝 퍼펙트로 세이브를 챙기며 주전들의 부상 공백을 말끔히 메웠다.
이준영은 지난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시즌 11차전에 구원 등판해 2이닝 2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으로 세이브를 신고했다. 팀의 5-2 리드를 지켜낸 천금 구원이었다.
이준영은 5-2로 리드한 8회 무사 1, 2루 위기서 김종국 감독의 등판 지시를 받았다. 투수 교체는 대성공이었다. 첫 타자인 조용호를 공 2개로 병살타 처리하며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늘린 뒤 배정대를 루킹 삼진으로 잡고 위기를 수습했다.
이준영은 여전히 5-2로 앞선 9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김민혁-박병호-강백호로 이어지는 KT 중심타선을 13구 삼자범퇴로 막고 경기를 끝냈다. 지난해 4월 8일 고척 키움전 이후 499일 만에 개인 통산 두 번째 세이브를 올린 순간이었다.
이준영은 경기 후 “주자가 있는 상황에 등판했지만 주자를 의식하지 않고 자신 있게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타자들과 공격적으로 승부하려고 했다”라고 2이닝 세이브 비결을 전했다.
이준영은 군산상고-중앙대를 나와 2015 2차 4라운드 42순위로 KIA에 입단한 좌완투수다. 2016년 1군에 첫 선을 보인 그는 매년 불펜 전천후로 나서다가 8년차인 올해 데뷔 후 최고의 한 시즌을 보내고 있다. 직구 구속 증가와 슬라이더의 예리한 각을 앞세워 53경기 1승 1세이브 10홀드 평균자책점 1.42의 안정감을 뽐내는 중이다. 최근 20경기 연속 무실점이다.
갈 길 바쁜 KIA는 최근 장현식, 전상현이 팔꿈치, 마무리 정해영이 어깨를 다치며 사실상 추격조 또는 롱릴리프 자원들로 뒷문을 꾸리고 있다. 그런 가운데 김종국 감독은 20일 경기에 앞서 “남은 불펜투수들의 특별한 보직은 없다. 좋은 선수가 먼저 나갈 것이며, 모두를 믿고 내보낼 것”이라고 기존 투수들을 향한 굳건한 신뢰를 보였고, 임시 마무리로 낙점된 이준영이 2이닝 세이브로 그 믿음에 보답했다.
작년에는 50경기 평균자책점이 5.55에 달했던 이준영. 무엇이 달라진 것일가. 그는 “작년에 비해 제구가 더 좋아져 마운드에서 공격적으로 승부하고 있다. 특히 볼넷을 주지 않으려고 한다”라며 “또 타자와의 승부에서 최대한 스트라이크를 많이 던지려고 하고 있다”라고 반등 비결을 전했다.
필승 공식인 JJJ 트리오는 정해영, 장현식, 전상현 순으로 복귀해 오는 9월 중순은 돼야 완전체가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적어도 3주 동안은 지금처럼 계속해서 잇몸야구가 빛을 발휘해야 한다. 당연히 이준영의 비중도 자연스럽게 커질 터.
이준영은 “후반기 들어 선수들이 다들 체력적으로 부담이 있어 그들의 부담을 덜어주는 투수가 되고 싶다”라며 “어떤 상황에 등판하든 팀이 이길 수 있게 과감한 승부를 펼치도록 하겠다”라고 남다른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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