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가 NC에 6위 자리를 내줬다. 올해도 NC에 열세 시즌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롯데는 지난 20일 사직 한화전에서 3-5로 졌다. 선발 나균안이 7이닝 5피안타 3볼넷 7탈삼진 2실점(무자책) 역투를 펼쳤지만 타선이 침묵했다. 6회 포수 정보근의 치명적인 1루 송구 실책으로 내준 2점이 결승점으로 수비도 무너졌다.
한화의 6연패 탈출 제물이 된 롯데는 47승58패4무(승률 .448)가 되며 순위가 6위에서 7위로 내려앉았다. 이날 대구 삼성전이 우천 취소된 NC가 45승55패3무(.450)로 롯데에 반경기 차이로 앞서나가면서 6~7위 자리를 맞바꿈했다.
NC는 6월9일까지 10위 꼴찌였지만 74일 만에 6위로 올라섰다. 시즌 초반 주축 선수들이 징계 및 부상으로 빠져 베스트 전력을 꾸리지 못한 NC는 이동욱 감독이 물러난 뒤 강인권 감독대행 체제에서 분위기를 수습해 순위를 야금야금 끌어올리고 있다.
반면 롯데는 시작이 좋았다. 5월6일까지 2위에 올랐다. 마지막 시즌 뜨거운 불꽃을 태운 이대호와 외국인 투수 찰리 반즈의 활약으로 돌풍을 일으켰지만 오래 가지 않았다. 5월을 마쳤을 때는 순위가 7위로 급전직하했고, 더 이상 5위 위로는 올라가지 못하고 있다. 6~8위를 맴돌며 5강권에서 멀어지는 중이다.
외국인 투수 글렌 스파크맨과 외야수 DJ 피터스가 끝내 반등하지 못한 채 방출됐고, 불펜 에이스 최준용마저 무너졌다. 시즌 내내 포수 자리는 답이 없고, 수비 효율(DER) 꼴찌(.651)로 전매특허 시프트도 통하지 않고 있다. 결국 두 달 전까지 꼴찌였던 NC에 따라잡히며 순위 역전을 허용했다.
2013년 1군에 진입한 NC는 지난해까지 9번의 시즌 중 롯데보다 순위가 낮았던 시즌은 3번밖에 없다. 2013년 1군 첫 해에 이어 2017~2018년 롯데가 NC보다 높은 순위에 있었다. 그런데 2017년에는 준플레이오프에서 4위 NC가 3위 롯데를 3승2패로 꺾는 업셋을 연출했다.
나머지 6시즌은 모두 NC가 롯데보다 좋은 성적을 냈다. 2020년 창단 첫 통합 우승을 차지한 NC는 2019년부터 3년 연속 롯데보다 높은 자리에서 마쳤다. 올해도 지금 분위기라면 NC가 높은 순위로 마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통산 맞대결에서도 NC가 롯데에 88승63패4무, 승률 5할8푼3리로 절대 우위. 지난 2011년 창원을 연고로 창단한 NC가 9구단으로 KBO리그에 입성할 때 극렬하게 반대한 팀이 롯데였다는 점에서 뼈아플 수밖에 없다.
부산을 비롯해 경남 지역을 기반하는 롯데로선 지역 라이벌의 등장으로 파이 축소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대 스탠스를 취할 수 있었지만 당시 롯데의 반대 논리 중 하나가 리그 수준 저하였다. 10구단 체제에서 마냥 틀린 주장은 아니게 됐지만, 10년 중 7년을 NC보다 낮은 순위가 될 처지에 놓이면서 두고두고 입길에 오르게 됐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