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스럽다”…역대 1호 10년 연속 10승 투수, 17년 만에 마운드 오른 날 [오!쎈 수원]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2.08.20 21: 30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2005년 은퇴 후 17년 만에 마운드에 올라 공을 뿌리며 야구팬들에게 큰 감동을 안겼다.
이강철 감독은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2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의 시즌 11차전을 앞두고 KBO 40인 레전드 선정 기념 특별 시구를 했다.
이 감독은 KBO가 지난 15일 발표한 KBO리그 40주년 기념 레전드 명단에서 전체 9위를 차지했다. 이에 KT 구단은 이를 기념하고자 40인 레전드 중 유일한 현역 사령탑인 이 감독의 특별 시구 행사를 기획했다. 이 감독은 KT와 현역 시절 친정인 KIA 팬들 앞에서 레전드다운 시구를 하고자 특별히 시간을 내 투구 연습을 하기도 했다.

KT 위즈 제공

시상식 행사는 경기에 앞서 양 팀 선수단의 더그아웃 도열에 이은 레전드40 오프닝 영상 송출로 막을 올렸다. 이후 주인공인 이 감독이 그라운드로 등장했고, KT스포츠 신현옥 사장이 공로패, KT 나도현 단장이 KBO 기념 트로피를 전달했고, 양 팀 대표선수인 박경수(KT), 김선빈(KIA)이 꽃다발을 전달하며 야구계 대선배이자 스승의 레전드 선정을 축하했다.
KT 위즈 제공
이 감독은 수상 기념 인터뷰에 이어 양 팀 선수단과 일일이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먼저 친정 KIA 선수단으로 향해 김종국 감독과 인사를 나누고, 옛 제자인 양현종과 포옹을 나누는 등 레전드 선정의 기쁨을 함께 나눴고, 곧이어 KT 더그아웃에서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로부터 축하를 받았다.
하이라이트는 시구였다. 레전드 유니폼을 입은 이 감독이 2005년 은퇴 이후 17년 만에 마운드에 올라 특유의 잠수함 투구폼으로 공을 던진 것. 그러나 모처럼 오른 마운드가 낯설었는지 힘 조절에 실패하며 공이 바깥쪽으로 크게 벗어났다. 시포를 맡은 김종국 감독이 이를 몸을 던져 잡아내며 또 하나의 진풍경이 연출됐다.
이 감독은 선수 시절 ‘핵잠수함’으로 불릴 만큼 데뷔 첫해였던 1989시즌부터 10승과 100탈삼진을 모두 넘어서면서 강인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1998시즌까지 10시즌 동안 매 시즌 10승과 100탈삼진 이상을 기록, KBO리그 역대 최다인 10시즌 연속 10승 및 세 자릿수 탈삼진이라는 대기록을 모두 달성한 유일한 투수로 이름을 남겼다.
KT 위즈 제공
이 감독은 큰 무대에서도 강했다. 1996시즌 한국시리즈에서 현대를 상대로 총 6차전까지 갔던 명승부 중 무려 5경기에 등판했다. 최고의 무대에서 완봉승 1번을 포함한 2승 1세이브 16이닝 13탈삼진 평균자책점 0.56이라는 화려한 기록으로 한국시리즈 MVP로 선정됐다.
이 감독은 2005시즌까지 16년간 총 한국시리즈 5번 우승, KBO 리그 통산 승리 4위(152승), 투구이닝 3위(2204 2/3이닝), 탈삼진 3위(1751탈삼진) 등 굵직한 기록을 남기며 마운드를 떠났다.
이 감독은 전문가 투표 141표(72.31점), 팬 투표에서 446,940표(8.18점)을 획득해 총 점수 80.49점으로 레전드 9위로 선정됐다.
이 감독은 시구 후 “KBO 레전드 40인에 선정돼 기쁘고, 영광스럽다. 투표해주신 팬들과 야구인, 그리고 관계자분들께 감사드린다”라며 “선수 시절 기록들이 다시 재조명 받게 돼 개인적으로 뿌듯하다. 기회를 주신 지도자 분들과 함께한 선후배, 동료들 덕분에 '꾸준한 기록'을 세울 수 있었다. 시포를 흔쾌히 수락해준 김종국 감독과 이번 행사를 마련해주신 신현옥 사장님과 프런트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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