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안의 풀뿌리 야구]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진 학생 선수의 학습권 보장, 이래도 고수할 것인가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22.08.22 08: 16

한국 축구 대표팀이 일본 축구 대표팀에 압도적인 열세를 보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봤다. 0-17. 지난 1년 한일 축구 대표팀 경기의 합계 스코어다. 지난해부터 한국 축구 대표팀은 단 한 골도 넣지 못하고 17골을 내주며 완패를 당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박지성 전북 현대 어드바이저는 최근 언론을 통해 학생 선수의 학습권에 대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심각하다고 느끼는 건 고등학교 축구부 학생들이 정규 수업을 다 받으면서 훈련하는 부분이다. 공부를 통해 대학을 가려는지 공부가 아닌 다른 재능으로 진학하려는지 고민해야 한다”.
비단 축구만의 문제는 아니다. 한국 야구도 학생 선수의 학습권 보장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해태 타이거즈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명포수 출신 장채근 홍익대 감독도 박지성 어드바이저와 비슷한 의견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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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채근 감독은 최근 모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대학 야구가 구조상 약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여있다. 고교야구와 동일하게 대학 야구 선수들도 모든 정규 수업에 참여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연습할 수 있는 시간 역시 자동으로 줄어들었다"고 고 대학야구의 현주소를 설명했다.
운동 선수가 공부를 안 한다고 무작정 운동을 제한하는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다. 반대로 공부만 하는 학생도 대입 요강에 체육 관련 부분을 포함시켜야 하는 게 아닐까.
엘리트 체육의 특성을 이해하지 못하고 책상에 앉아서 결정한 표본적인 탁상 행정의 결과다. 우리 교육은 이제는 학생이나 학부모에게 맡겨주는 게 옳다고 본다.
물론 자아가 형성되지 않은 어린이의 경우 교육부나 어른들의 관리가 필요하겠지만 일반 학생 교육의 경우 납득할 만한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
스포츠는 하루만 쉬어도 몸이 굳어지고 이틀을 쉬면 밸런스가 무너지고 사흘을 쉬면 자기 능력을 십분 발휘하지 못한다. 공부하는 학생들이 구구단을 백번 외워야 습득하듯 운동 선수들은 천 번 만 번 반복 훈련만이 좋은 선수를 만들 수 있다.
하나의 국가를 만들기 위해 정치, 경제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화 체육의 중요성은 백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이는 국가의 기초이며 국민의 기본적인 복지다. 국가체육 정책의 변화를 기대한다.
유승안 한국리틀야구연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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