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야구계에서 '삼성과 트레이드하길 꺼린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삼성 이적 후 활약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그만큼 삼성의 선수 보는 눈이 좋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지난해 6월 이성곤(한화)과 맞바꾼 오선진을 비롯해 12월 NC에서 영입한 포수 김태군 그리고 1월 롯데에서 삼성으로 이적한 사이드암 최하늘까지 좋은 활약을 펼치며 트레이드 성공 사례를 이어가고 있다.
오선진은 이적 첫해 기대보다 아쉬움이 컸다. 23경기에 나서 타율 2할1푼4리(42타수 9안타) 2타점 5득점에 머물렀다. 올해 들어 탄탄한 수비 능력은 물론 공격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75경기에서 타율 2할8푼1리(228타수 64안타) 3홈런 22타점 25득점으로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고 있다.
야구뿐만 아니라 선진 시민으로도 화제를 모았다. 오선진은 5월 11일 오선진의 지인이 차량에 있던 가방을 도난당한 것을 알게 됐고, 동일한 제품을 중고거래 애플리케이션(당근마켓)을 통해 알아 보던 중 비슷한 가방을 판매하는 것을 발견했다. 이에 구매 의사를 밝히고 판매자를 만나보니 지인이 도난당한 가방과 너무 유사하다는 것을 알았다. 가방의 출처를 추궁하니 판매자가 당황하며 도망쳤고, 오선진은 200m 정도 뛰어가 판매자를 잡고 경찰서에 인계했다.
판매자는 비슷한 수법으로 절도를 했던 상습 절도범으로 드러났다. 이에 해당 절도범을 잡기 위해 수사 중이던 대구 동부경찰서에서 감사의 의미로 오선진에게 표창장을 수여했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사이드암 심창민과 포수 김응민을 NC에 내주고 국가대표 출신 포수 김태군을 영입했다. 강민호의 뒤를 받칠 백업 포수가 마땅치 않았던 삼성은 김태군을 품에 안으며 10개 구단 최강 안방을 구축하게 됐다. 적절한 출장 배분으로 최상의 기량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
김태군은 지난해까지 수비형 포수의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삼성 이적 후 공격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78경기에서 타율 3할1푼2리(173타수 54안타) 1홈런 20타점 17득점을 기록 중이다.
성적만 좋은 게 아니다. 성격이 원만해 동료들과 잘 어울리고 철저한 자기 관리로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있다. 특히 후배들이 잘하면 따듯하게 안아주고 잘못할 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는 진짜 선배다. 트레이드 1년 차라는 게 믿어지지 않을 만큼 팀 분위기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구단 관계자들도 "입단할때부터 삼성에서 뛴 선수 같다"고 입을 모았다.
상무 전역 후 경기 감각이 부족했던 최하늘은 퓨처스 무대에서 선발 경험을 쌓으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5⅔이닝 5피안타 2사사구 3탈삼진 무실점으로 데뷔 첫 승을 신고했다. 선발 투수의 잇단 이탈로 빨간 불이 켜진 가운데 프로 데뷔 후 최고의 투구로 난세 속 영웅으로 우뚝 섰다.
"첫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을 때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아쉬웠다. 박진만 감독 대행님과 정현욱 투수 코치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이번에는 꼭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악물고 던졌는데 승리 투수가 되어 너무 기쁘다". 최하늘의 데뷔 첫 승 소감이다.
이날 경기에서 인생투를 선보이며 데뷔 첫 승을 장식한 그는 앞으로도 1군 무대에서 중용될 것으로 보인다. 선발은 물론 중간으로도 활용 가능해 여러모로 쓰임새가 다양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