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원석(삼성)의 활약이 눈부시다. 이달 들어 11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2푼4리(34타수 11안타) 4홈런 14타점 8득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17일 잠실 LG전에서 리그 최고의 계투 요원으로 꼽히는 정우영을 상대로 좌월 1점 홈런을 빼앗았고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6회 좌중월 3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4타점 1득점으로 9-5 승리에 큰 공을 세웠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이원석은 "어제 (오)재일이가 (홈런을) 쳐서 저도 치고 싶었다. 그냥 노린 건 아니고 득점권 상황에서 포인트를 앞에 두고 과감하게 휘두른 게 좋은 타구로 연결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종수를 상대로 9타수 1안타로 약세를 보였던 그는 "타석에 들어갈 때 항상 칠만 했는데 계속 파울이나 헛스윙이 나와 이번에는 포인트를 앞에 두고 돌려보자 했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원석은 18일 한화전에서 3-2로 앞선 5회 1사 1,2루 찬스에서 대타 오재일과 교체됐다. 오재일은 한화 두 번째 투수 윤산흠을 상대로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벤치의 선택은 옳았지만 교체된 이원석은 섭섭한 마음이 들 수 있을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제가 좋은 성적을 올렸다면 감독님께서 믿고 맡겨주셨을 거다. 선수 기용은 감독님의 권한이다. 감독님께서 직접 오셔서 미안하다고 말씀해주셨다. 옷 갈아입으러 들어갔을 때도 '미안하다. 내일 잘 준비하자'고 해주셨다. 그렇게 말씀 안 해주셔도 되는데 직접 그렇게 해주시니 더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고 했다.
전반기 홈런 5개에 그쳤던 이원석은 이달 들어 4차례 아치를 그리는 등 해결사 본능을 뽐내고 있다. 이에 "어제 사그라질지 모른다. 정우영 상대로 친 홈런은 제가 친 게 아니라 공이 와서 맞은 것"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전반기에 워낙 못 쳤다. 성적도 안 좋았고 몸도 마음처럼 되지 않아 위축되고 그랬는데 지금은 삼진을 당하더라도 과감하게 치려고 했던 게 홈런으로 연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 12일 대구 KIA전에서 4타수 3안타(2홈런) 5타점 2득점 맹활약을 펼친 그는 경기 후 응원단상에서 수훈 선수 인터뷰에 나섰다. 당시 한 어린이 팬에게 자신이 입고 있던 유니폼을 벗어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원석으로부터 깜짝 선물을 받은 어린이 팬의 표정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팬서비스의 좋은 예.
이원석은 "단상 인터뷰 때 스케치북에 제 이름을 써서 응원하는 어린이 팬이 있었는데 제 유니폼을 주면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 (유니폼을) 주게 됐다. 저도 아이를 키우다 보니 어린이 팬에게 더 애착이 가고 조금이라도 더 잘해주고 싶은 마음이 든다"고 했다.
삼성은 팀 순위 9위에 머물러 있지만 여전히 저력 있는 팀이다. 이원석은 "(오)재일이 뿐만 아니라 선수들 모두 워낙 착하고 열심히 한다. 후반기 팀 성적이 저조하지만 좋은 선수들이 많으니 남은 경기에서 힘을 합쳐 몇 승 하겠다 보다 한 경기 한 경기 이기다 보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