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사이드암 최하늘이 지난 19일 대전 한화전에서 인생투를 선보였다.
그는 5⅔이닝 5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상대 타선을 꽁꽁 묶었다. 데뷔 첫 승. 선발진에 빨간 불이 커진 가운데 깜짝 호투를 뽐내 그야말로 가뭄 뒤 단비 같았다. 삼성은 한화를 9-5로 꺾고 2연전을 쓸어 담았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최하늘은 "첫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을 때 5이닝을 채우지 못해 아쉬웠다. 박진만 감독 대행님과 정현욱 투수 코치님께서 기회를 주셔서 이번에는 꼭 잡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악물고 던졌는데 승리 투수가 되어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이어 "5회만 채우자고 생각했는데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르게 됐다. 선발 투수 역할을 한 것 같다. 퓨처스에서도 선발 경험이 있어 어려움은 없었다"고 덧붙였다.
경기고를 졸업한 뒤 2018년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최하늘은 지난해 상무에서 전역하며 병역 의무를 마쳤다. 1월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 유니폼을 입게 됐다. 퓨처스에서 꾸준히 선발 경험을 쌓으며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박진만 감독 대행은 "최하늘은 군대 다녀오고 경기 감각이 부족했었는데 꾸준히 등판하면서 감각을 회복하고 있다. 타자든 투수든 공백기가 있으면 운영 능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현재 운영 능력이 많이 좋아졌고 구위보다 범타를 유도한 스타일의 투수"라고 평가했다.
이에 최하늘은 "경기에 많이 나가면서 타자 상대할 때 여유가 생겼고 자신감도 커졌다"면서 "퓨처스에서 선발로 뛰면서 긴 이닝을 소화한 게 많은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최고 구속은 138km에 불과했으나 체인지업의 위력이 돋보였다.
"체인지업을 많이 생각했는데 (강)민호 형이 사인 내는 대로 던지면 된다고 하셔서 민호 형만 믿고 정확히 던지는데 집중했다. 덕분에 범타가 많이 나오고 이닝을 길게 가져갈 수 있었다. 위아래로 넓게 보면서 민호 형이 미트 대는 대로 던졌다. 제구도 잘 되어 좋았다". 최하늘의 말이다.
최하늘에게 삼성 이적은 야구 인생의 전환점과 같다. 그는 "1군에서 이렇게 기회도 받고 정현욱 코치님과 권오준 코치님과 퓨처스에서부터 1군까지 함께 하고 있는데 확실히 좋아지는 게 느껴진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경기 후반 한화의 거센 추격을 지켜본 소감이 궁금했다. 그는 "6회 깔끔하게 끝냈으면 불펜 투수들도 원활하게 됐을 텐데 그게 아쉽다"고 자신의 탓으로 여겼다.
데뷔 첫 승을 계기로 더 높은 곳에 오르는 게 최하늘의 목표. "제가 구속으로 압도하는 투수가 아니기 때문에 볼넷을 줄이고 6~7이닝 길게 던질 수 있는 투수가 되는 게 목표"라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