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강을 향한 악전고투가 이어지는 시기다. 롯데의 기존 필승조 투수들이 3연투를 펼치는 등 악전고투 하는 가운데, 이들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희망도 발견했다. 올해 1차 지명 신인 이민석(19)이 불과 9번째 경기 만에 1점 차 상황도 이겨낼 수 있는 필승조 자격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
롯데 이민석은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 3-2로 앞선 6회 등판해 1이닝 1볼넷 1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시즌 3번째 홀드를 기록했다. 팀은 비록 7회 조용호에게 역전 투런포를 얻어 맞고 3-4로 패했지만 이민석은 개인의 역량을 다시 한 번 증명했다.
이민석은 이날 가장 타이트한 홀드 상황에서 등판했다.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는 선발 수업을 받으면서 이닝을 늘려가던 이민석은 1군에 콜업된 이후 임시 선발 및 롱릴리프 역할을 맡았다. 나름 연착륙을 해 나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최준용의 부상과 재정비와 마무리 김원중의 코로나19 여파로 구멍이 뚫리자 짧은 이닝을 던지는 불펜 투수로 나서게 됐다. 5~6회 등판하는 미들맨 정도의 역할.
지난 10일 키움전에서는 0-0으로 맞선 6회, 선발 스트레일리에 이어 올라왔다. 비록 실점은 했지만 1이닝을 책임지며 미들맨 데뷔전을 마쳤다. 12일 키움전에서는 2-0으로 앞선 8회에 올라와 첫 1이닝은 무실점으로 틀어막았지만 9회 멀티 이닝에 도전하다가 김휘집에게 솔로포를 얻어 맞았다. 1⅓이닝 1실점. 2경기 연속 실점을 했지만 데뷔 첫 홀드를 기록했다. 지난 17일 두산전에서는 8-6으로 앞선 7회에 올라와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2경기 연속 홀드를 기록했다.
이날 이민석은 3번째 홀드를 노렸다. 시작은 순탄치 않았다. 제구가 흔들리며 첫 6개의 공이 모두 볼이 됐다. 선두타자 김민혁은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러나 황재균을 가까스로 유격수 땅볼로 처리했고 신본기를 우익수 파울플라이로 잡아냈다. 2사 3루가 됐다. 이후 김준태를 상대로는 150km의 강속구를 뿌리면서 141km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헛스윙 삼진을 이끌어냈다.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위주가 아닌 제3구종인 체인지업을 결정구로 활용하는 역량까지 과시했다.
이민석 입장에서도, 롯데 입장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는 경기였다. 김도규, 구승민, 김원중까지 모두 3연투를 펼친 경기였다. 결국 필승조와 예비 필승조를 맡아야 하는 미들맨 간의 격차가 크다고 풀이할 수 있다. 최준용의 부상 공백이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 결국 매번 쓰는 선수만 쓰는 악순환이 반복되면 피로도 관리가 어려워진다.
그래도 이민석이 그 격차를 조금이라도 좁힐 수 있는 가교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신인다운 패기와 신인답지 않은 운영 능력을 보여주며 남은 정규시즌에는 필승조로 활용 가치가 있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했다.
이미 여러 해설위원들이 방송에서 “대형 투수 재목”이라고 극찬을 했던 이민석이다. 대형 투수의 길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고 롯데의 남은 시즌 희망이 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