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23·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금지 약물 파문이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메이저리그의 차세대 슈퍼스타로 주목받았던 만큼 실망감도 크다. 팬들뿐만 아니라 같은 선수 출신들 사이에서도 여러 이야기가 나온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는 말처럼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야구인들 사이에선 타티스 주니어 옹호론이 주를 이룬다. 사이영상 3회 수상으로 명예의 전당에 입성한 외계인 투수 페드로 마르티네스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TBS 방송을 통해 “샌디에이고 구단에도 책임이 있다. 팀에 귀중한 선수라면 그가 몸에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알고 관리했어야 했다”며 구단의 관리 소홀을 지적했다.
현역 시절 금지 약물 의혹이 있었던 명예의 전당 거포 데이비드 오티즈는 “타티스 주니어 같은 사건이 공개되기 전에는 몇 가지 규정이 필요하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일을 제대로 처리하지 못했다. 타티스 주니어는 놀라운 선수인데 우리 스스로 우리의 제품을 죽여선 안 된다”며 사무국에 화살을 돌렸다. 통산 424홈런의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거포 에드윈 엔카나시온도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타티스 주니어를 침몰시켰다. 다른 선수에게 그런 일이 일어났다면 다르게 대처했을 것이라 확신한다”며 음모론까지 펼쳤다.
하지만 2016년을 끝으로 은퇴한 투수 조나단 파펠본은 전혀 달랐다. 통산 368세이브를 거둔 마무리였던 그는 보스턴 지역 라디오 매체 ‘WEEI’ 롭 브래드포드가 진행하는 팟캐스트에서 현역 시절 화끈했던 모습 그대로 가감없이 분노를 표출했다.
파펠본은 “내가 만약 투수였다면 타티스 주니어를 만날 때마다 계속 맞혔을 것이다. 실점을 하고, 경기에 지는 건 신경 쓰지 않고 맞힐 것이다”며 “타티스 주니어의 모든 것이 나를 화나게 한다. 오랜 시간 나는 올바른 방법으로 열심히 해왔는데 이런 상황을 보니 마음이 씁쓸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이어 파펠본은 “타니스 주니어의 동료들도 화가 났을 것이다. 정말 중요한 것에 신경 써도 모자란데 약물과 관련한 질문에 답을 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 샌디에이고는 무너질 수밖에 없다”며 어수선한 상황으로 선수단이 받게 될 피해도 지적했다.
실제 샌디에이고 선수들은 지난 13일 타티스 주니어의 금지 약물 복용 사실이 드러난 뒤 취재진으로부터 관련 질문을 계속 받고 있다. 19일에는 타티스 주니어가 A.J. 프렐러 샌디에이고 단장과 면담을 했고, 주말에는 선수단과 직접 만날 것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하지만 ‘ESPN’에 따르면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은 “아직 논쟁의 여지가 있는 부분”이라며 조심스러워했다.
같은 샌디에이고 선수들은 그래도 타티스 주니어를 감싸안는 분위기. 외야수 주릭슨 프로파는 “난 그와 매일 대화를 하고 있다. 그는 엄청나게 충격을 받았다. 모두가 그에게 나쁜 말을 하고 있다. 한 번의 실수로 낙인을 찍고 있지만 난 아니다. 그를 계속 응원할 것이고, 다시 경기에 나서 자신이 어떤 선수인지 보여줄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다른 외야수 윌 마이어스는 “그에게 진심 어린, 솔직한 말을 듣고 싶다. 신뢰가 깨진 것은 사실이지만 동료의 관점에서 다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투수 조 머스그로브도 “타티스 주니어는 여전히 우리 팀 동료이고, 클럽하우스에 있을 것이다. 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 문제를 두고 같은 입장으로 함께 극복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다”는 의견을 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