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타임 경험과 체력.
KIA 타이거즈 내야수 박찬호(25)가 성공적인 리드오프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7일 선두를 독주하는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2도루 1타점 1득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특히 8회말 결승타를 쳐내며 4-3 승리를 이끄는 주역이 되었다. 김광현을 상대로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결정적인 실책을 만회하는 한 방이었다. 8회초 3-2로 추격당한 1사1루에서 라가레스의 평범한 타구를 주저하는 통에 잡지 못해 결국 동점의 빌미를 제공했다. 8회말 1사2루 찬스가 주어지자 SSG 노경은을 상대로 투수옆을 스쳐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적시타를 때렸다.
경기후 박찬호는 "(라가레스 땅볼 때) 앞으로 들어갈까 말까 고민했다. 그러다보니 타이밍을 놓쳤다. (박)동원이형이 출루하고 번트 나오는 것 알고 있었다. 운명의 장난일까 했다. 칠 자신있고, 무조건 쳐야한다고 생각했다. 운좋게 안타 나와서 만회해서 다행이다"며 활짝 웃었다.
박찬호는 풀타임 유격수이자 이제는 리드오프로 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 리드오프로 247타석을 소화하면서 타율 3할8리를 기록 중이다. 9번타자로 나설 때는 2할에 불과했다. 1번타자로 출루율 3할7푼8리나 기록하고 있다. 리드오프로 고기 물만난듯 활약하고 있는 것이다. 시즌 타율도 2할8푼이다. 커리어하이이다.
박찬호는 "1번타자 생활이 재미있다. 이제는 익숙하다. 이제는 라인업을 바로 확인안한다. 당연히 1번으로 들어갈 것으로 생각한다. 타순 변동 없어 늘 하던대로 준비할 수 있어 좋다. 1번이 쉬운 것 같다. 볼넷도 많이 나간다"며 리드오프 생활을 만끽하고 있다는 점을 내비쳤다.
얼마전 딸을 얻었다. 동시에 "딸을 위해 남은 인생 쏟아부겠다"는 거창한 득녀 소감도 남겼다. 딸(태명 야호)은 새로운 에너지원이다. "아이 때문에 잘 되는 걸까요? 그동안 해왔던 노력들이 이제 아이와 함게 빛을 발하고 있다. 복덩이이다. 아이 이름을 지었는데 곧 신고한다"며 웃었다.
풀타임 유격수가 타율 2할8푼이면 대단히 잘하는 것이다. 2년전 타율 꼴찌(.223)를 기록하며 팬들의 눈홀김을 받았던 유격수의 대반전이다. 이유는 분명히 있었다. 지난 3년간의 숱한 좌절과 경험이 만들어낸 진화였다. 특히 1군 풀타임용 체력을 만든 것이 절대적이었다.
"캠프 때 신체적(체력)으로 준비를 잘했다. 뭐든지 신체적인 준비가 되어있어야 기술이 나온다. 그리고 지난 몇년의 경험이 크다. 풀타임을 어떻게 보내는지 알게됐다. 올해는 시즌 중 기술 훈련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오후 2시30분 부터 시작하는 훈련이 힘들다. 거기에 힘을 쓰는 것을 경기에 쏟았다. 이것이 비결이다"며 당당히 밝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