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패 속에 다시 순위가 8위까지 떨어진 두산.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부상으로 빠져 있는 4번타자와 필승조의 복귀가 더 늦어진다는 비보가 들려왔다.
지난 17일 사직에서 만난 두산 김태형 감독은 4번타자 김재환과 필승조 박치국의 복귀 시점을 묻는 질문에 “시간이 더 걸릴 것 같다”라고 말하며 한숨을 쉬었다.
김재환은 지난 4일 잠실 삼성전에서 무릎 부상을 당했다. 2회 선두로 등장해 2B-2S에서 삼성 선발 원태인의 7구째 슬라이더를 힘껏 받아쳤지만 타구가 야속하게도 우측 무릎을 강타하며 부상이 발생했다. 김재환은 트레이너의 부축 속 더그아웃으로 향하며 경기를 마쳤고, 그 때 이후로 아직까지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뼈와 인대에 큰 이상이 없는 타박상 진단을 받았지만 회복은 더디다.
김 감독은 “최근 가볍게 티배팅을 쳤는데 아직 통증이 있어서 복귀까지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 언제라고 말씀을 못 드리겠다”라며 “움직이다가 통증이 잡히면 2군에서 몇 타석을 소화하고 올라와야 한다. 지금부터 열흘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싶다. 현재 60% 정도 회복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라고 선수의 상태를 전했다.
국가대표 잠수함 출신 박치국은 지난달 29일 대전 한화전을 끝으로 우측 팔꿈치에 불편함을 느끼며 1군 말소됐다. 다행히 정밀 검진 결과 큰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받았지만 최근 불펜피칭을 실시하다가 인대 쪽 불편함 호소로 재활 스케줄이 중단됐다. 김 감독은 “아마도 시간이 조금 더 걸릴 것 같다”라고 아쉬워했다.
하필이면 치열한 5위 싸움이 펼쳐지는 지금 시기에 홈런왕 출신 4번타자와 믿을맨이 부상 이탈했다. 김재환이 올 시즌 89경기 타율 2할3푼4리로 부진했다고는 하나 막상 그가 빠지니 중심타선의 위력이 반감됐고, 필승조에서는 박치국 이탈로 김명신, 정철원, 홍건희 등 기존 믿을맨들의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두산의 8월 팀 타율은 최하위(2할2푼3리), 불펜 평균자책점은 6위(4.57)에 머물러 있다.
지난 7년과 달리 두산은 후반기 들어 좀처럼 미라클의 신호탄을 쏘지 못하고 있다. 김 감독은 전날 사직 롯데전에 앞서 “5위 싸움에서 가장 중요한 건 많이 이기는 것이다. 연패는 치명적이라고 봐야 한다”라고 강조했으나 6-8 역전패를 당하며 3연패에 빠졌다. 7월 6일 잠실 키움전 이후 42일만의 8위 추락이었다.
잇따른 전력 유출에 핵심 선수들까지 잇따라 부상 이탈하니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올해는 두산의 미라클 로드가 상당히 험난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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