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고 김의수(53) 감독이 아버지의 추억을 되살려냈다.
대전고는 17일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6회 대통령배 전국고교 야구대회(중앙일보·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전주고와 결승전에서 7-4 승리를 거뒀다. 8년째 대전고를 이끌고 있는 김 감독은 우승의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너무 기쁘고 행복하다. 선수들에게 ‘순종할 줄 알아야 클 수 있다. 그러면 나도 존중하는 마음으로 가르칠 수 있다’고 항상 강조했다. 선수들이 정말 잘 따라줬다”며 박수를 보냈다.
1962년에 창단한 대전고는 28년 만에 결승 무대에 올라 우승을 기쁨을 누렸다. 1987년 청룡기, 1990년 봉황대기, 1994년 대통령배 대회에 이어 통산 네 번째 전국대회 우승이다.
대전고 출신인 김 감독은 “모교에 감독으로 부임한 뒤 전국대회 4강 이상의 성적을 내지 못해 마음이 무거웠다. 그래서 더 행복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대전고를 이끈 김의수 감독이 감독상을, 3루수 곽성준이 최우수 선수상을 받았다. 곽성준은 16타수 11안타, 타율 6할8푼8리로 타격상과 최다 안타상을 차지해 3관왕의 주인공이 됐다.
김 감독의 감회는 남달랐다. 바로 아버지의 추억 때문이다. 김 감독의 아버지는 공주고 야구부 초대 감독이었던 고(故) 김영빈 감독이다.
김영빈 감독이 이끌던 공주고는 1977년 대통령배 대회에서 창단 후 첫 우승을 거뒀다. 아들인 김의수 감독이 처음으로 대통령배 우승 감독이 되기 45년 전의 일이다.
김영빈 감독이 대통령배 우승을 차지할 당시 MVP는 김경문 전 NC 다이노스 감독이다. 당시 김의수 감독은 초등학교 2학년생이었다.
김의수 감독은 당시를 떠올리며 “난 아버지가 어딜 가시든 졸졸 따라다녔다. 그날도 야구장에 있었고, 그때 공주고가 우승하던 장면이 아직까지 생생하게 기억에 남아 있다. 대통령배 대회는 내게 남다른 의미가 있다. 나도 아버님처럼 같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어서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부자가 세운 대통령배 우승 감독 기록은 긴 여운을 남긴다.
김 감독은 아내에게 고마운 마음도 잊지 않았다. 김 감독은 “24세에 지도자의 길로 들어섰다”면서 “벌써 30년째다. 그간 묵묵히 일에 전념할 수 있도록 도와준 아내에게 정말 고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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