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의 후반기 기세가 예사롭지 않다. 후반기 18경기에서 12승5패1무로 리그 최고 승률(.706)을 거두며 뒷심을 발휘하고 있다. 6월9일까지 10위로 맨끝 자리였던 순위도 69일 만에 7위로 점프, 5위 KIA에 5경기 차이로 따라붙었다. 대역전 5강 시나리오가 펼쳐지고 있다.
그 중심에 지난 겨울 6년 100억원에 FA 영입한 외야수 박건우(32)가 있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6월 전체를 결장한 박건우는 지난달 12일 1군 복귀 후 21경기 타율 3할9푼1리(87타수 34안타) 2홈런 13타점 OPS .942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부상으로 40일 정도 1군 공백이 있긴 했지만 시즌 전체 성적도 70경기 타율 3할5푼2리(256타수 90안타) 5홈런 43타점 OPS .878로 뛰어나다.
규정타석에 25타석을 남겨둔 장외 타격왕으로 주목받고 있지만 박건우의 머릿속은 온통 팀 성적뿐이다. 그는 “FA로 왔는데 개인 성적이 좋다고 해서 팀 성적이 밑에 있으면 마음이 편할까. 야구는 팀 스포츠이고, 팀이 이겨야 선수도 빛을 볼 수 있다. 혼자 잘해도 팀이 9~10위 하면 뭐가 좋은 건지 모르겠다. 큰돈을 받고 온 만큼 팀에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4년 64억원 FA 계약으로 NC 유니폼을 입은 외야수 손아섭(34)도 같은 마음이다. 박건우는 “아섭이형이 ‘다른 팀들이 우리는 당연히 잡고 가야 할 팀이라는 말을 내가 들었다. 그런 말을 듣기엔 우리가 너무 자존심 상하지 않느냐’고 했다. 아섭이형이 그런 말을 몇 번 했다”며 선수들 사이에서도 명예 회복 의지가 크다고 전했다.
불과 2년 전 통합 우승으로 정상에 오른 NC는 올해도 5강은 무난하게 들 전력으로 평가됐다. 간판 외야수 나성범이 KIA로 FA 이적했지만 박건우와 손아섭이 합류했고, 코로나 방역 수칙 위반으로 징계받은 박민우, 권희동 등 주축 선수들이 돌아올 5월 이후부터 정상권 전력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시즌 초반부터 예상치 못하게 최하위로 추락했고, 일부 코치들의 폭행 사건까지 터졌다. 이동욱 감독이 5월11일 자리에서 물러난 뒤에도 크고 작은 부상자가 나오며 좀처럼 완전체 전력을 꾸리지 못했다. 하지만 강인권 감독대행 체제에서 6월부터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고, 후반기 정상 전력으로 올라섰다.
박건우는 “시즌 초반에도 당연히 이기고 싶었지만 팀이 안 되려다 보니 선수들이 다치고, 잘 풀리지 않았다. 팀이 어려울 때 (양)의지형부터 고참 형들이 많은 고생을 했다. 팀이 다시 좋아지기까지 과정이 힘들었고, 조금 늦긴 했지만 다들 지금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자신했다.
NC는 토종 에이스 구창모가 20일 대구 삼성전에 복귀하고, 대체 외국인 투수 맷 더모디도 다음주에는 합류할 예정이다. 타선에 이어 마운드도 완전체 전력을 갖춰 시즌 막판 스퍼트 준비를 끝마쳤다. 우천 및 그라운드 사정으로 취소된 경기가 10경기로 리그에서 가장 많지만 완전체 전력으로 더 많은 경기를 치를 수 있어 NC에 나쁠 게 없다.
강인권 감독대행은 “체력적인 부담만 잘 관리하면 우리한테 좋은 쪽으로 작용할 것 같다. 더모디도 팀에 합류해서 봐야겠지만 많으면 6~7경기 정도 나올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KIA와 남은 5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맞대결에서 승차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NC는 18~19일 광주에서 KIA 상대로 2연전을 갖는다. 18일 첫 경기에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가 나서 기선 제압을 노린다. /waw@osen.co.kr